등록 : 2019.06.24 08:14
수정 : 2019.06.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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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100년 동안 지역별로 얼마나 달궈졌는지 보여주는 ‘기후변화 줄무늬’ 바둑판. 파란색일수록 기온이 낮고 빨간색일수록 기온이 높다. 영국 레딩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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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영국 레딩대 ‘기후변화 바둑판’ 그림 제시
한눈에 알아보는 기후변화 줄무늬 인기
미국 미네소타 주민 테슬라 장식하기도
1940년대 유럽 엘니뇨 영향 기온 강하
“히틀러 소련 침공 실패 원인이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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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100년 동안 지역별로 얼마나 달궈졌는지 보여주는 ‘기후변화 줄무늬’ 바둑판. 파란색일수록 기온이 낮고 빨간색일수록 기온이 높다. 영국 레딩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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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레딩대 연구팀이 지구가 지난 100년 동안 지역별로 얼마나 달궈졌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후 바둑판’ 그림을 내놓았다.
에드 호킨스 레딩대 기상학과 교수는 세계 각국 기상기후 관장 기관들이 발표하는 연도별 기후 현황 보고서를 근거로 1900년대초부터 현재까지의 기후변화를 모아 줄무늬(stripes) 모양으로 만들어 바둑판처럼 합쳐놓았다. 그는 각국의 기후변화 경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는 생각에, 각국 기관들의 자료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해보았다. 이 가운데 ‘기후 바둑판’ 그림이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사실을 문학축제 헤이(Hay) 페스티벌(5월23~6월2일)에서 확인했다.
호킨스 교수 연구팀은 각국의 100년 동안의 기후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후변화 줄무늬’ 사이트(
#ShowYourStripes)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는 도시별로도 가능하다. 기초 데이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민간 환경연구소인 ‘버클리 어스’(
Berkeley Earth)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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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주민이 자신의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기후변화 줄무늬’로 장식했다. 에드 호킨스 영국 레딩대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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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킨스 교수는 “사람들이 기후 줄무늬를 점퍼나 바지, 넥타이 등 디자인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국 미네소타의 한 주민은 자신의 테슬라 자동차를 기후 줄무늬로 장식하기도 했다”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굳이 숫자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 색깔이 대신한다”고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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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북한, 일본의 기후 줄무늬. 영국 레딩대 기후변화 줄무늬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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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바둑판 무늬는 전지구가 똑같이 뜨거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륙별로 견고한 블럭처럼 나타났다. 기후변화 바둑판 무늬는 파란색일수록 기온이 낮고, 빨간색일수록 기온이 높은 상태를 나타낸다. 유럽의 경우 1940년대 세계 다른 지역과 달리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이 현상은 1940~1942년의 강한 엘니뇨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뇨는 기압 패턴에 변화를 일으키고 태평양의 무역풍을 약화시켜 이런 변화를 초래했다. 유럽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당시 따뜻한 시기였고,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해 고전을 겪었을 때 유럽에 가장 혹독한 겨울이 닥친 시기였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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