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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9 10:15 수정 : 2019.07.21 17:12

미국 연구팀이 277건의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한 결과 비타민 등 영양보충제와 식이요법 대다수가 수명연장이나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 연구팀 임상시험 277건 종합 분석
오메가-3 보충제 제외한 모든 영양제
저염 이외 저지방 식단 등 식이요법
심혈관 질환·수명연장에 효과 없어
“영양제 대신 균형잡힌 음식 우선”

미국 연구팀이 277건의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한 결과 비타민 등 영양보충제와 식이요법 대다수가 수명연장이나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부분의 영양보충제와 식이요법이 오래 살거나 심장병에 걸릴 위험을 줄이는 데 쓸모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19일 “세계 24개 연구단에서 실시한 277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 분석해보니 거의 모든 비타민, 미네랄, 영양보충제, 식이요법이 수명연장이나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은 <미국 내과학회지> 8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영양보충제와 식이요법이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오직 저염 식이요법과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만이 일부 사람들한테서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엽산(비타민 B9) 보충제는 건강 증진 가능성만을 보였다. 칼슘과 비타민 디(D)가 함께 들어 있는 보충제는 오히려 심장마비 위험을 경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을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사가 중요하여, 비타민 등은 의사 처방에 따라 섭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포스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조사를 보면, 날마다 적어도 한가지 이상의 비타민이나 다른 건강보조식품, 영양보충제를 먹는 미국인은 52%에 이른다. 미국인은 이런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에 해마다 310억달러(약 36조6천억원)를 쓴다. 이번 연구를 포함한 많은 연구들이 이들 영양제와 보충제로 인한 건강 증진 효과를 찾는 데 실패하고 있다.

존스홉킨스의대 에린 마이코스 교수는 “사람들이 찾고 있는 만병통치약이나 특효약인 건강보조식품은 없다. 심장에 좋은 저지방 음식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왜냐 하면 건강한 성인 대다수가 보조식품이나 보충제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데이터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16종의 비타민 내지 영양보충제, 여덟 가지 식이요법과 사망률 및 관상동맥 질환이나 뇌졸중, 심장마비를 포함한 심장병과의 상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277건의 임상시험을 무작위로 추출해 조사했다. 이들 임상시험의 피험자는 전세계 99만2129명에 이른다.

검토된 비타민과 영양보충제는 항산화제, 베타 카로틴, 비타민 B 복합제, 종합비타민, 셀레늄, 비타민 A, 비타민 B3(니아신), 비타민 B6, 비타민 C, 비타민 E, 비타민 D, 칼슘, 칼슘-비타민 D 복합제, 엽산, 철과 오메가-3 지방산(어유) 등이다. 식이요법은 지중해식 식단, 저포화지방 식단, 대체 식이지방 섭취(저포화지방 섭취 또는 불포화지방이나 탄수화물로 대체), 저지방 식단, 건강한 사람과 고혈압 환자의 저염 식단, 알파 리놀렌산(ALA) 강화 식단과 오메가-6 지방산 강화 식단(견과류, 씨앗 및 식물성 기름) 등을 분석했다. 각각의 임상시험 결과는 위험 영향에 대한 증거력에 따라 높음, 보통, 낮음, 아주 낮음 등으로 분류됐다.

복합비타민과 셀레늄, 비타민 A, 비타민 B6, 비타민 C, 비타민 E, 비타민 D, 칼슘과 철 등을 포함한 영양보충제 대부분이 사망이나 심장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들의 저염 식단을 조사한 피험자 3518명의 임상시험 3건에서 사망자는 79명이었다. 연구팀은 피험자들한테서 10%의 사망률 감소가 관측돼, 이 경우는 보통 정도의 영향을 미친 사례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고혈압 환자 3680명이 참여한 임상시험 5건에서 환자들이 저염 식이요법을 함으로써 심장병에 의한 사망 위험이 33%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기간에 674명이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연구팀은 이 임상시험도 보통 정도의 영향을 미친 경우로 분류했다.

13만4034명이 참여한 41건의 임상시험은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의 효능을 평가했다. 이들 그룹에서 1만707명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겪었다. 전반적으로 영양보충제를 섭취한 사람들이 섭취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교해 심장마비 위험이 8%, 관상동맥 질환은 7%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연구를 ‘낮음’ 사례로 분류했다.

2만5580명의 건강인들에 대한 임상시험 25건에서 도출된 데이터는 엽산이 뇌졸중 위험을 20% 감소시켰음을 보여줬다. 임상시험중 877명의 피험자가 뇌졸중을 겪었다. 연구팀은 이 경우도 ‘낮음’ 사례로 분류했다.

임상시험들에서 엽산이 뇌졸중을 줄이는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 곳은 중국으로, 이곳에서는 곡물에 엽산이 미국 만큼 첨가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이런 효과는 엽산이 이미 음식물에 충분히 들어 있는 사람들한테 적용될 수 없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20건의 임상시험은 칼슘과 비타민 D 복합보충제에 대해 분석했는데, 4만2072명의 피험자 가운데 3690명한테서 임상시험중 뇌졸중이 발병했다. 이는 보충제가 뇌졸중 위험을 오히려 17%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경우도 위험 영향에 대한 증거력 ‘보통’으로 분류했다. 칼슘이나 비타민 D 단독으로는 건강에 득실이 없었다.

논문 주저자인 웨스트버지니아대 사파이 칸 교수는 “몇몇 연구에서 복합비타민제나 무기질, 여러 식이요법의 사망 및 심장 건강에 대한 영향력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번 논문은 이들 영양제나 식이요법이 생존이나 심혈관질환 위험 경감에 영향을 준다는 가시적인 증거는 없다는 단순한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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