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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31 08:46 수정 : 2019.07.31 15:02

국제공동연구팀은 미국 와이오밍 빅혼 분지에 있는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의 암석 표본을 수집해, 온난화 시기에 토양이 탄소 흡수원이 아니라 배출원으로 작동했음을 밝혀냈다. 미국 펜실베이나주립대 제공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 암석 분석
다른 시기에 비해 유기물질 함유 급감
토양 탄소 흡수원이 아닌 발생원 작동
“기후변화 모델들 지구 능력 과대평가”

국제공동연구팀은 미국 와이오밍 빅혼 분지에 있는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의 암석 표본을 수집해, 온난화 시기에 토양이 탄소 흡수원이 아니라 배출원으로 작동했음을 밝혀냈다. 미국 펜실베이나주립대 제공
오는 2일(현지시각)부터 6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50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기후변화와 토지에 관한 내용이 핵심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25%는 토지 이용 변화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토지가 탄소의 흡수원 구실을 했지만 기후변화로 토지가 더 훼손된다면 탄소의 배출원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공동연구팀이 과거 지구 온난화 시기에 토양이 탄소 흡수원이 아니라 오히려 발생원으로 작동한 증거를 찾아냈다.

미국 펜실베이나주립대(유펜)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수천만년 전 지구 온난화 시기의 암석 표본들을 분석해 “토양이 대기중 온실가스 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를 했으며, 현대 기후모델들이 지구의 미래 온난화 완화 능력을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학술지 <고해양학과 고기후학(Paleoceanography & Paleoclimat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와이오밍의 한 지역에서 채취한 암석 코어 가운데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PETM) 표본을 분석한 결과 유기물질이 급격히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 PETM은 팔레오세와 에오세의 경계시기인 약 5550만년 전에 나타난, 신생대 기후역사를 통틀어 가장 급격한 지구 온난화 사건으로 현대의 온난화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PETM 암석 표본은 토양이 탄소를 포집해 땅 속에 저장하는 흡수원으로서가 아니라 대기에 온실가스를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발생원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것은 토양을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설정한 지구 기후모델들이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육상 생태계의 능력을 과대평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연구팀은 다만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토양이 PETM 시기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12년 미국 와이오밍 빅혼 분지에서 시추탐사팀이 암석 코어를 채취하고 있다. 미국 토지관리국 제공
논문 주저자인 유펜의 포스닥 연구원인 앨리슨 바친스키는 “우리는 PETM 시기에 탄소량이 10배까지 극적으로 감소했음을 발견했다. 적어도 와이오밍에서의 연구 결과 데이터는 토양이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이 아니라 발생원으로 작동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후변화의 미래를 추정할 때 고려할 새로운 정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쓰인 PETM 암석 코어 샘플은 와이오밍 빅혼 분지에서 2011년 시추해 수집했다. 연구팀은 표본들에 포함된 유기물질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당시에 연구팀은 특정 생물지표를 측정할 만큼 정밀한 도구를 확보하지 못했다. 바친스키는 측정 도구의 정밀도를 100배까지 향상시켜 PETM 표본에서 생물지표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바친스키는 “정밀도를 높이기 전에 우리는 PETM 전후의 탄소 동위원소 값을 확보했지만, PEPM 값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빠진 고리를 채워넣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의 암석 표본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제공
연구팀은 코어 가운데 총 탄소와 생물지표 무게가 가장 낮은 40m짜리 표본 구간을 찾아냈다. 바친스키는 “적어도 빅혼 분지에서는 PETM 시기의 고온과 계절적으로 급증한 강수량, 또는 둘의 복합 작용이 유기물 분해율을 촉진했으며, 분해율이 식물의 생산력을 능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토양 안의 유기 탄소를 감소시켰다”고 해석했다. PETM 시기 전지구 기온은 화씨 9~15도(섭씨 5~8.3도) 상승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기온 상승과 함께 대기중 이산화탄소 밀도도 급상승했다. 이 시기의 이산화탄소는 독특한 동위원소 특징을 갖고 있어 탄소를 흡수한 나무나 식물 화석에서 검출할 수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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