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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09 10:24 수정 : 2019.12.09 11:35

1945년 7월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 사막에서 벌어진 세계 최초의 핵무기 실험 ‘트리니티 테스트’는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제안된 후보 가운데 하나다. 사진은 당시 핵폭발 0.016초 후에 찍은 것이다. 순식간에 200미터나 솟아올랐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 주최로
10~11일 국립민속박물관서 열려
위기 진단·극복 방안 함께 토론

1945년 7월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 사막에서 벌어진 세계 최초의 핵무기 실험 ‘트리니티 테스트’는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제안된 후보 가운데 하나다. 사진은 당시 핵폭발 0.016초 후에 찍은 것이다. 순식간에 200미터나 솟아올랐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지층은 지구 역사가 남겨준 소중한 자연 유산이다. 하지만 생물 세계에선 재난의 증거물이기도 하다. 급격한 기후변화, 소행성 충돌, 지각 변동 등이 만들어낸 거대한 생물 무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층과 그 속의 화석을 근거로 한 지질시대 분류에 따르면 지금의 시대는 신생대 제4기 ‘홀로세’에 해당한다. 1만2천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시작됐다. 그런데 인류 문명이 지구 환경을 심각하게 변형시킴에 따라, 불과 1만여년만에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류세’란 ‘인간의 시대’를 뜻한다. 인간 활동이 지구를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힘이 되었음을 나타내기 위한 표현이다.

국내에서 이에 관한 첫 국제 심포지엄이 열린다. 지난 2000년 인류세 용어가 처음 등장한 지 거의 20년만이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센터장 박범순 교수)가 10~11일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여는 이 심포지엄의 주제는 “인류세의 재난을 말하다 : 지식, 기억, 상상”이다. ‘재난’이라는 말에서 짐작하듯, 인류가 주도하는 지구 변화의 방향에 대한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극복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의 학술 행사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인류세 개념을 발전시킨 지구시스템과학자 윌 스테픈, 국제층서학회 인류세실무그룹 소속 고생물학 및 지질학자 마크 윌리엄스를 비롯해 인류학자 킴 포춘, 마이클 피셔, 역사학자 줄리아 애드니 토머스, 개브리엘 헥트, 지리학자 제이미 로리머 등 인류세 연구 분야의 학자 열두명이 발표자로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박범순 인류세연구센터장, 전치형(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등이 참석한다.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는 “인류세 논의가 쌓이면서 인류세 개념은 애초의 자연과학 분야를 넘어,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구의 위기를 진단하고 극복하려는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도 지질학, 지구시스템과학, 과학기술학, 사회학, 역사학, 지리학, 인류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학자 40여명이 발표 및 토론자로 참석한다.

최명애 인류세연구센터 연구교수는 “다양한 학제적 관점에서 인류세의 재난을 어떻게 정의하고 규명할 것인가의 문제, 그리고 지역적 재난을 전지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동시에 전지구적 위험을 지역적 경험을 통해 해석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세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 방안도 토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참가자들은 9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데, 이는 한국적 인류세의 현장을 둘러보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2018년 6월 설립된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는 한국적 인류세 공간으로서의 DMZ 연구, 인공위성자료와 AI를 활용한 한반도 지표 변화 연구, 지속가능한 주거·교통·생활양식 전환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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