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학법 개정·폐지 대책위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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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이사·대학평의원회 ‘무력화’…장기적으로는 폐지
사학 운영 큰 차질?…4년제 사립대 1/4 개방형이사 없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사립학교법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사학법 개정 및 폐지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교협은 13일 사학법 개폐를 위해 최근 사학법 대책위를 꾸렸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달 10일 1차 회의를 열었으며, 오는 15일 대교협 총회에서 활동방향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다. 대책위 위원장은 이강평 서울기독대 총장이 맡고 있으며 20여개 대학 총장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올해부터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교협은 사학법에 대해 단기적으로 개방형이사제와 대학평의원회 등 일부 조항을 개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태도다. 손병두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대교협의 목표는 일단 사립학교법을 2005년 개정되기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립학교법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대책위 자문교수를 맡고 있는 이시우 서울여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사립대총장협의회에 개방형이사제의 경우 폐지하거나 학교법인이 선임하도록 하는 방안을, 대학평의원회는 폐지하거나 자문기구로 격하시키는 방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상당수 사립대들이 지난 2005년 12월 사학법이 개정된 뒤 지금까지 개방형이사나 대학평의원회를 구성조차 하지 않고 있으면서 “개방형이사제 등 때문에 사학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학법 개정을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를 보면, 전국 4년제 사립대 148곳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31곳(지난해 9월 기준)이 사학법이 도입을 의무화한 개방형이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이 직접 학교의 주요 사안을 심의하는 대학평의원회의 경우, 4년제 사립대의 14.9%인 22곳이 구성하지 않았다.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주요 사립대들은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은 물론 대학평의원회도 구성하지 않았다.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조연희 집행위원장은 “우리나라 사학 중 상당수는 여전히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사립학교법을 개정·폐지하겠다는 것은 학교를 다시 밀실에서 운영하겠다는 의도”라며 “개방이사나 대학평의원회를 제대로 시행조차 하지 않고 폐지부터 주장하는 것은 최소한의 교육적 양심을 저버린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소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