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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1 19:02 수정 : 2005.05.11 19:02

그린피스 회원들이 울산 남구 장생포동 고래대사관에서 노트북에 저장된 고래 관련 자료를 보며 홍보 방안 등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고래 잡아먹지 말고 관광자원 만듭시다”

지난 9일 저녁 7시, 울산 남구 장생포동 고래박물관 옆에 위치한 고래연구센터 예정지 터 안에서 한 달여 째 ‘고래대사관’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 5명은 지친 기색 없이 찾아오는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했다.

3월 18일 일본에서 범선을 타고 인천항에 입항한 이들은 부산, 포항 등지에서 고래모니터링을 벌인 뒤, 지난달 8일 지름 10여m, 높이 7~8m인 돔 모양의 천막으로 고래대사관를 만들었다.

빈터에 천막 치고 ‘고래보호’ 캠페인
“한국과 일본에 혼획 고래 많은 건
포획해놓고 발뺌하는 것일 가능성”

이들은 이곳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다양한 고래 사진과 혼획(그물에 걸린 것)으로 죽은 고래 뼈 등을 보여주며 고래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멸종위기에 놓인 한국 귀신고래 현황,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들의 무분별한 포획 실태 등을 알려준다.

특히 이들은 이달 27일~다음달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에서 일본이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에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포경 찬성표를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대회기간 내내 포경 재개 부당성을 알리는 갖가지 평화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영국 태생인 짐 위킨스(26)는 “2003년 국제포경위 소속 각국이 보고한 혼획 고래수는 대부분의 나라가 10마리 미만인데 비해 한국과 일본은 각각 84마리와 112마리”라며 “한국과 일본의 혼획수가 유독 많은 것은 무분별한 포획이 혼획으로 둔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혼획수를 감안해 국제포경위 과학조사위원인 폴럼비(캐나다) 박사가 고래 유전자검사 추출을 통해 고래 개체수를 예측한 결과, 1970년 4000마리였던 밍크고래가 50여년 뒤에는 거의 멸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어민들은 한반도 주변에 고래가 너무 많아 어족이 고갈되고 있다는 잘못된 주장을 펴고 있다”며 “당장의 이익을 위해 상업 및 연구용 고래를 잡는 것보다 고래 개체수를 늘려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장 걱정거리가 생겼다. 그동안 그린피스의 평화적인 활동을 지켜만 봐왔던 울산시가 이달 31일 열리는 ‘바다의 날’ 행사와 고래연구센터 터 닦기 공사를 위해 15일까지 천막을 자진 철거해 달라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공시설을 무단 점유한 만큼 구속 등 처벌을 감수하겠다”면서도 “멸종위기에 놓인 고래 자원을 보호하기위해 끝까지 현장에 남아 버티면서 전 세계 350만 명의 회원들에게 천막 철거의 부당성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울산/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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