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연적응장 갇힌 반달곰 KM-53 조만간 방사될 듯

환경부 관계자 “빠른 시일 안에 방사 결정될 것”밝혀
17일 워크숍 참석 전문가 다수 “곰과 인간공존” 공감
KM-53 이동한 김천시 “반달곰 관리 적극 지원” 약속

지리산국립공원의 반달가슴곰 복원 지역을 벗어나 경북 김천 수도산까지 이동했다가 붙잡혀 지리산 자연적응훈련장에 갇힌 3년생 반달곰 KM53이 조만간 자연에 다시 풀려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이 곰은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수도산에서 발견돼 안전 문제를 우려한 환경부에 의해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 곰의 처리 방안에 대한 전문가와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해 17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연 ‘반달가슴곰과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에서 기자와 만나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방사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는 “방사된 곰이 이동한 지자체에서 지역 홍보를 위해 곰 방사에 매우 적극적이고 전문가들 다수도 방사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천시는 지난 14일 환경부에 수도산에서 불법 엽구를 제거하고 주민 안전을 위한 교육 등을 통해 곰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수도산 일대를 반달곰 서식지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한데 이어 17일도 곰 방사를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영두 김천시청 주민생활국장은 이날 워크숍에 참석해 “반달곰을 방사해 수도산에 서식할 수 있도록 시가 돕겠다. 인력과 예산도 적극 지원하고, 주민 교육이 필요하면 환경부가 하기 전에 우리가 나서서 반달곰과 주민이 공존하는 수도산으로 만들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반달곰 서식지 확대에 따른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있었으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반달곰 복원사업을 계속하는 한 서식지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인간과 곰의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박영철 강원대 교수(산림환경과학부)는 “KM-53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이 곰이 수도산을 중간서식지나 최종서식지로 삼으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서식지 확대에 맞춰 이제는 인간이 반달곰 서식공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 소장도 “국민들은 지리산에만 반달곰이 복원돼 살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반달곰은 이미 다른 지역에도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산은 인간만이 아니라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mail]

지난 6월 지리산국립공원 반달가슴곰 복원지여에서 직선거리로 80여㎞ 떨어진 경북 김천시 수도산에서 발견된 반달곰 KM-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