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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27 15:22 수정 : 2017.10.27 17:34

한-미 두 나라 사이에 반환협상이 진행 중인 인천 부평 주한미군기지 캠프 마켓. 고농도 다이옥신으로 오염된 지역은 A구역이다. 환경부 제공

환경부, 한-미 합의 따라 기지 오염실태 첫 공개
캠프마켓 토양 최고오염도 일반지역 4000배 넘어
주민건강 영향, 오염 치유책임 놓고 논란 일 듯

한-미 두 나라 사이에 반환협상이 진행 중인 인천 부평 주한미군기지 캠프 마켓. 고농도 다이옥신으로 오염된 지역은 A구역이다. 환경부 제공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반환 예정 미군기지인 캠프 마켓의 토양이 다이옥신과 피시비를 비롯한 고독성 발암물질과 유류, 중금속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수도 석유계 총탄화수소와 트리클로로에틸렌으로 오염돼 있었다.

환경부는 한·미 합의에 따라 이런 내용의 캠프 마켓 부지 안 환경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공개한 것은 환경부가 주한미군과 반환 협상을 진행하면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공동환경평가절차에 따라 2015년 7월~2016년 3월과 2016년 6~9월에 각각 실시한 현장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 캠프 마켓 반환예정 지역 가운데 과거 미군 군수품재활용센터(DRMO) 사용됐던 구역의 33개 조사지점에서 모두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최고 농도는 1만347pg-TEQ/g(피코그램 독성등가환산농도·피코그램은 1조분의1g)을 기록했고, 33개 조사지점 중1000 pg-TEQ/g을 초과한 지점도 7곳이나 됐다.

확인된 최고 농도는 부평구와 환경부의 2012년과 2014년 기지 외부 토양조사에서 측정된 최고 농도 55.748pg-TEQ/g의 185배에 해당한다. 국내에는 다이옥신 토양 기준이 없어 공식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지금까지 논문이나 보고서 등을 통해 보고된 측정치 가운데 소각장 주변 등 분명한 오염원이 있는 지역을 제외한 일반 지역 토양 평균치 2.280pg-TEQ/g과 비교하면 4000배가 넘는다.

전북대 환경공학과 김종국 교수는 “조사를 한 토양의 깊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농약을 뿌려온 우리나라 농경지 토양 속 다이옥신 농도가 10pg-TEQ/g 안팎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캠프 마켓은 매우 심각한 정도의 오염 상태”라고 말했다. 캠프 마켓 디아르엠오에서는 주한미군의 기계와 차량 등을 재활용하고 각종 폐기물을 처리해와 다이옥신, 피시비 등 치명적인 유독물질에 고농도로 오염돼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유류계 오염물질로는 석유계총탄화수소가 최고농도 2만4904mg/kg, 벤젠이 최고농도 1.6mg/kg, 크실렌이 최고농도 18.0 mg/kg까지 검출됐다. 중금속은 구리, 납, 비소, 아연, 니켈,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등의 오염이 확인되었으며, 이 가운데 납은 최고농도 5만1141.6mg/kg, 구리는 최고농도는 2만9234.2mg/kg를 기록했다. 공장용지와 국방·군사시설 부지 등에 적용되는 가장 느슨한 토양환경기준과 비교해도, 납은 73배, 구리는 14.6배, 석유계총탄화수소는 12.5배에 이르는 고농도다.

인체에 치명적인 고농도 다이옥신 오염 실태가 알려짐에 따라 기지 주변 지역 주민들의 건강영향에 대한 조사, 오염 치유비용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은 지금까지 ‘인간 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한 실질적인 위험(KISE)’원칙을 반환기지 치유의 원칙으로 내세우며 모든 기지를 오염치유 없이 반환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부평 캠프 마켓의 오염실태는 미군이 키세원칙을 적용하더라도 스스로 치유해야 할 정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구래 외교부 북미국장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이번에 발견된 다이옥신이 키세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한미 양측 간에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해, 그 부분에 대한 협상을 조만간 본격적으로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캠프 마켓 미군기지의 이번 오염실태 공개가 한·미 합의에 의한 첫 반환예정 기지 오염실태 공개라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까지 미군기지 오염실태는 환경부가 반환이 완료된 기지에 한해 공개해 왔고, 반환 협상이 진행 중인 기지의 오염실태는 환경단체가 제기한 소송을 통해 일부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미 합의도 앞으로 반환될 모든 미군기지에 적용되지는 않고 캠프 마켓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는 점에 한계를 지닌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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