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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07 13:22 수정 : 2017.12.07 21:27

지난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기후변화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이 국제사회에 더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책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지구 공을 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 카네기연구소 연구진 <네이처>에 연구 결과 발표
“세기말 지구온도 상승 폭 IPCC 예측보다 15% 높아”
파리협정 기후변화 억제 목표 달성 더욱 어려워질듯

지난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기후변화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이 국제사회에 더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책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지구 공을 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에서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이번 세기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훨씬 아래에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 2도 이상 오르면 지구 곳곳이 감당하기 힘든 기후변화 위험 속에 놓이고, 작은 섬나라들처럼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나라들은 1.5도만 올라가도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본 때문이다. 이 기후변화 억제 목표 달성 전망은 그러나 그리 밝지 않다. 지구 평균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가량 올랐지만, 온난화에 역사적 책임이 가장 큰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오히려 퇴보하는 형국이다.

6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이런 목표 달성이 더욱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진이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의 제5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 사용된 기후예측 모델들을 분석한 결과, 인류가 앞으로도 화석에너지를 계속 사용하며 지금 속도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배출시나리오 RCP8.5) 세기말 도달할 지구 온도 최저 상승폭이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서 예측된 것보다 약 15%(0.5도) 높을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후변화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기후변화 모델 분석 결과를 종합해, 이번 세기말까지의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RCP8.5에서 3.2~5.9℃로 제시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 제시된 온도 상승 예측치는 최소값과 최대값 사이에 두 배 가까운 차이가 있다. 온도 상승 폭 예측치가 이처럼 부정확한 것은 근본적으로 구름을 포함한 주요 기후시스템에 대한 과학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구름이 햇빛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미래에 증가할 것으로 가정하는 모델과 감소할 것으로 가정하는 모델이 함께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소와 최대 증가 폭이 이처럼 크게 차이 나는 예측 결과에는 누구나 둘 중 어느 쪽에 더 정확한 것인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카네기과학연구소 연구진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미래의 온난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난 모델일수록 가까운 과거의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모사했을 것으로 보고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 사용된 모델들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특히 모델들의 예측 결과와 지구와 우주 사이 에너지 흐름의 공간적 계절적 패턴을 실제 관측한 결과를 비교하는데 촛점을 맞췄다.

연구 결과 이들은 높은 온도 상승을 예측한 모델들이 낮은 온도 상승을 예측한 모델들보다 더 신뢰할 만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가까운 과거에 실제 있었던 에너지 흐름 변화를 가장 잘 모사한 모델들이 더 높은 미래 기온 상승을 모사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이렇게 계산된 세기말까지의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 최저선은 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서 제시된 것보다 0.5도 높았다. 이에 따라 세계가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할 경우 이번 세기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4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은 93%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금까지 연구들은 이 가능성을 62% 정도로 봤다.

연구를 이끈 패트릭 브라운 박사는 연구소가 낸 보도자료에서 “구름에 의한 지구 냉각 효과가 미래에 감소할 것으로 보고 더 높은 온도 상승을 예측한 기후모델들이 현재의 조건을 가장 잘 모사하고 있다. 우리 연구 결과는 기후모델의 불완전성이 가장 심각한 지구 온난화 예측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덜 심각한 온난화 예측을 무시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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