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12 14:46
수정 : 2017.12.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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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하탄에 들어서 있는 고층 건물들.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9%가 건물과 건물건축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다. 위키미디어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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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건물건축연합(GABC) ‘2017 지구상황 보고서’
“지구 건물면적 5일마다 파리 건물면적만큼 증가
온도억제목표 달성하려면 건물에너지 효율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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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하탄에 들어서 있는 고층 건물들. 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9%가 건물과 건물건축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다. 위키미디어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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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물 부문 온실가스 저감 활동 증진을 목표로 하는 세계건물건축연합(Global Alliance for Buildings and Construction) 이 11일 연례 보고서를 통해 파리협정의 기후변화 억제 목표가 달성되려면 건물 부문의 단위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인 에너지 집약도가 2030년까지 2015년 대비 30% 향상돼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건물건축연합(GABC)은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에너지기구(IEA) 주도로 2015년 프랑스 파리기후회의에서 출범했으며, 현재 24개 국가와 74개 비국가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가 11일 발표한 ‘2017년 지구 상황(Global Status Report 2017)’을 보면, 건물과 건물건축 부문은 지구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36%와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의 39%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는 같은 부분의 최종 에너지 소비 비중과 이산화탄소 배출 비중이 각각 31%, 30%로 계산됐으나, 건물 건축에 사용된 자재의 생산 과정에 투입되고 배출되는 에너지와 이산화탄소를 감안하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건물 수요 증가 등으로 지구의 건물 면적이 향후 40년 동안 2300억㎡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6년 현재 지구 건물 면적(2350억㎡)과 비슷한 규모로, 5일마다 파리 전체 건물 면적, 해마다 일본 전체 건물 면적 만큼의 건물 면적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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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종에너지의 부문별 소비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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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부문별 배출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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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건물 면적 증가는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직결된다. 보고서는 2010년부터 2016년 사이에 건물 부문에서 늘어난 에너지 소비량은 6EJ(엑사줄·1줄의 10억의 10억배 줄)로, 같은 기간 독일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량과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건물 부문에서 사용된 최종 에너지의 82%(2015년 기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 기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피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세계건물건축연합이 보고서와 함께 낸 보도자료에서 “건물 부문의 에너지 집약도가 향상됐지만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비효율적인 건물에 갇히지 않기 위해 지체없이 야심적인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물은 장기간 사용하는 것이어서 일단 비효율적으로 지어지면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앞으로 20년 동안 이뤄질 건물 신축의 3분의2 이상이 건물 에너지기준이 의무화되지 않은 나라에서 이뤄질 것이라는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에릭 솔하임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파리협정과 관련된 다른 많은 분야들과 비슷하게 건물부분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그 양이 너무 작고 속도도 너무 느리다”며 “ 비효율적이고 탄소집약적인 건물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에 대처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건물건축연합 보고서는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훨씬 아래서 억제하려면 2030년까지 건물 단위 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인 에너지 집약도를 2015년 대비 30% 향상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것은 외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은 ‘에너지 제로 빌딩’과 ‘탄소 제로 빌딩’이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의 보편적인 건축기준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모든 나라에 건물 에너지 기준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효율화와 저탄소 기술을 광범위하게 채택할 것 등을 제안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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