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05 14:20
수정 : 2018.01.0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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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속에 산소가 부족한 저산소 해역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빨간색은 물 속 산소 농도가 2㎎/ℓ 미만까지 내려간 연안 해역을, 푸른색은 같은 수준의 농도를 보이는 대양 해역을 나타낸다. 스미소니언 환경연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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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연구팀 바다 산소 실태 분석
저산소 바다 10배 늘고 산소량 2% 감소
온난화·오염이 주범…생태계붕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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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속에 산소가 부족한 저산소 해역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빨간색은 물 속 산소 농도가 2㎎/ℓ 미만까지 내려간 연안 해역을, 푸른색은 같은 수준의 농도를 보이는 대양 해역을 나타낸다. 스미소니언 환경연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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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초래하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바다가 점점 질식당하고 있다. 유네스코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 실무그룹인 지구해양산소네트워크(GO₂NE)의 과학자들은 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물 속에 산소가 완전 고갈된 ‘죽음의 바다’(Dead zone)가 1950년 이후 4배 이상 늘고, 산소 부족 상태인 강 어귀를 포함한 연안 수역 바다가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지적인 바다의 저산소 실태 분석은 많은 연구기관의 연구자들에 의해 이뤄졌으나 유네스코 정부간해양학위원회 실무그룹에서 전 세계 바다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를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 대양에서 산소가 고갈된 바다인 데드 존의 면적은 1950년 이후 급증해 유럽연합 전체 면적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1950년까지 50개 미만으로 보고됐던 연안 바다의 데드 존은 최근까지 500개로 늘었다. 많은 지역에서 아직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데드 존 수는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전체 바다의 산소량도 같은 기간 약 2%, 770억t이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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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가 고갈된 미 캘리포니아 앞바다의 ‘데드존’.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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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속 산소 고갈의 주요 원인이 기후변화와 양분오염이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다. 온난화로 기온과 수온이 올라갈수록 바닷물 속의 산소 용해도는 감소되고 호흡에 의한 산소 소비율은 증가해 바닷물 속에 산소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육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강어귀를 포함한 연안 해역의 산소 감소에는 농업 활동, 하수 처리, 화석연료 사용 등을 통해 배출되는 질소와 인 같은 영양물질 증가가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자들은 장기적으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후변화와 해양 양분오염을 함께 억제하는 한편 취약한 해양생물 보호를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할 것도 제안했다.
이 연구를 이끈 미국 스미소니언 환경연구센터의 해양생태학자 데니즈 브레이트버그는 스미소니언이 제공한 연구 보도자료에서 “해양 산소의 감소는 지구 환경에 미치는 인간 활동의 가장 심각한 영향 가운데 하나”라며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역적 활동도 양분오염에 따른 바닷속 산소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행성의 거의 모든 생명을 위해 지구 바다의 산소 감소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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