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09 07:00
수정 : 2018.04.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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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활짝 핀 경남 거제시 대금산 자락을 나들이 나온 어린이들이 거닐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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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의 기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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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활짝 핀 경남 거제시 대금산 자락을 나들이 나온 어린이들이 거닐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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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지난 2일 서울에서 벚꽃이 개화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개화’는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 있는 왕벚나무의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말한다. 여의도 벚꽃축제가 열리는 국회의사당 옆 윤중로의 벚꽃도 이날 개화했다. 서울에서 개나리와 진달래는 3월27일 한날 피었다. 봄을 알리는 매화는 뒤늦게 3월31일에 피었다. 일주일 사이에 봄꽃이 모두 ‘동시개화’한 것이다.
전북 전주에서도 3월23일 개나리를 시작으로 진달래(3월26일), 벚꽃(3월27일), 복숭아(4월1일), 배(4월2일) 등이 한꺼번에 개화해, 매화(3월16일)와 아까시(미개화)를 제외한 모든 봄꽃이 열흘 사이에 다 피었다.
경희대 연구팀이 서울·인천·대구·부산·전주·목포 6개 지역에서 개나리가 핀 이후 벚꽃이 개화할 때까지의 지연일수를 조사한 연구를 보면, 1951~1980년에는 평균 14일이었는데 1981~2010년에는 평균 11일로 단축됐다. 기상청 자료를 토대로 최근 경향을 보면, 2014년에는 10.7일로 더 단축됐고 올해는 8.7일로 크게 줄어들었다.
벚꽃의 경우 남쪽과 북쪽의 개화 시기가 1951~1980년에는 가장 이른 부산은 평균 3월31일인 데 비해 가장 늦은 인천은 4월19일로 20일 차이가 났지만, 1981~2010년에는 3월28일에서 4월12일로 변동폭이 4일 단축됐다. 2014년에는 3월25일에서 3월30일로 변동폭이 6일에 불과했고, 올해는 3월27일에서 4월6일로 11일이다.
봄꽃은 적당한 온도(생장개시온도)가 되면 겨울잠에서 깨어난 뒤 생장온도 이상의 온도시간이 일정량 누적돼 생장도일(GDD)에 도달하면 개화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추운 날이 2월까지 이어졌다 3월 들어 갑자기 기온이 높아지면서 여러 꽃들이 한꺼번에 필 수 있는 조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에도 비슷한 경향이 있었다. 경희대팀이 그해 벚꽃 개화 시기의 생장도일을 계산해보니 과거 60년 동안 평균에 비해 하루당 2.84도가 더 빨리 증가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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