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5.29 12:18
수정 : 2018.05.29 21:04
|
지하수를 수원으로 하는 농촌 지역의 소규모 급수시설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
2007년 소규모 수도 45%에서 초과 뒤 지난해까지
환경부, 수질감시항목 지정하기로…늑장대응 비판
지하수가 문제…지표수 쓰는 일반상수도는 안전
|
지하수를 수원으로 하는 농촌 지역의 소규모 급수시설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
환경부가 지하수를 수원으로 하는 소규모 수도시설 수돗물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실시한 수질 검사 결과 16.8%에 폐암을 일으키는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미국 기준 이상 함유돼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는 이처럼 수돗물의 라돈 함유 실태를 계속 확인하면서도 라돈을 수질 기준은 물론 감시항목에도 포함시키지 않다가 뒤늦게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하기로 해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소규모 수도시설은 주로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이 사용하는 1일 급수량 500㎥ 미만·급수인구 2500명 이내인 수도시설로 전국 생활용수 공급량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라돈은 공기, 물, 토양 등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는 자연방사성물질로, 물에는 특히 화강암 지대 지하수에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질학적으로 라돈 검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수도시설 115곳을 대상으로 2007년 처음 실시한 라돈 측정에서는 전체의 45.2%인 52곳에서 라돈이 미국의 제안치 기준(148Bq/L) 이상 검출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조사에서는 26.2%가 미국 기준을 넘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지하수를 수원으로 한 소규모 수도시설 4736곳 가운데 미국 기준 이상 라돈이 검출된 곳은 16.8%인 796곳에 이른다.
환경부는 29일 라돈을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신규 지정해 앞으로 지하수를 사용하는 모든 소규모 수도시설과 정수장에서 해마다 2회 이상 검사가 이뤄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2007년 이후 소규모 수도시설 수돗물에서 지속적으로 미국 기준 이상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 점을 고려하면 뒤늦은 조처다.
환경부 관계자는 “물에 함유된 라돈은 공기를 주입하는 폭기 처리로 잘 제거되기 때문에 높은 농도로 검출된 곳에는 폭기설비를 하거나 지방상수도를 공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하면서 감시항목에까지 넣지는 않았다”며 “(라돈이) 섭취에 의한 피해보다는 흡입에 의한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지금까지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