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18 11:05
수정 : 2018.06.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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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현상은 일부 지역에 심한 가뭄을 일으키기도 한다. 2005년 엘니뇨로 타이에 저수지가 말라붙는 등 최악의 가뭄이 들었다.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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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NOAA 발생확률 50~65% 전망
엘니뇨 감시구역 수온 상승 조건
2015~2016년 역대급 이후 3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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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현상은 일부 지역에 심한 가뭄을 일으키기도 한다. 2005년 엘니뇨로 타이에 저수지가 말라붙는 등 최악의 가뭄이 들었다.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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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50%가 넘는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기상기구(WMO)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은 18일 올해 안에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이 50~65%에 이른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태평양 동쪽(페루와 칠레 앞바다)의 수온이 평소보다 올라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올해 엘니뇨가 발생하면 역대급인 2015~2016 엘니뇨 이후 3년 만에 다시 발생하는 것이다. 엘니뇨는 폭염과 가뭄, 한파 등 위험기상 발생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기상기구 분석을 보면, 올해 4월말 이후 열대 중앙태평양과 동태평양 사이 해수면 온도가 2017~2018 라니냐 이후 중립상태로 돌아섰다. 무역풍과 해면기압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후 모델 지표들도 중립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구름과 수증기 분포에서 라니냐의 특징이 사라지고 인도네시아 인근 지역에 평균 이상의 구름과 강수량이 관측되고 있다. 특히 4월초 이래 중앙태평양 동쪽에서 시작해 해수면 아래 수백미터까지 확장하는 심해의 온도가 평균 이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심해 온도는 표층에서 엘니뇨-남방진동(ENSO) 조건 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이런 지표들은 올해 3분기나 4분기에 해수면 온도의 상승을 예고하고, 4분기에는 엘니뇨 발생 수준까지 이를 수 있음을 나타낸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 모델들 75%는 8월 엘니뇨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중립을 지킬 것으로 전망했지만 25%는 약한 엘니뇨가 나타날 것으로 예견했다. 이들 모델은 올해말까지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50%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엘니뇨 발생 확률을 좀더 높게 보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최근 발표한 ‘엘니뇨-남방진동 6월 전망’에서 “올해 엘니뇨가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발생할 확률이 50%, 겨울에 발생할 확률이 65%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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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감시구역(니노 3.4)에 대한 기후모델 예측 값. 동적 모델 값(보라색 실선)과 통계적 모델 값(점선). 짙은 보라색은 68%의 확률, 옅은 보라색은 95%의 확률을 나타낸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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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대기청의 에밀리 베커 연구원은 “예보관들이 눈여겨 보는 점은 현재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엘니뇨-남방진동 감시 구역인 니노3.4(Nino 3.4)를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 장기 평균 값에 근접해 있다는 것이다. 또 적도 북쪽에 평균 이상의 따뜻한 해수면과 적도 남쪽의 평균 이하의 차가운 해수면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엘니뇨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패턴이다”라고 말했다.
베커는 대기가 엘니뇨-남방진동 중립 상태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평균보다 온도가 높은 물은 더 많은 수증기를 방출해 수면 바로 위의 대기를 데운다. 이는 평소보다 활발한 대류 활동을 유발하고 많은 구름을 만들어낸다. 평균보다 차가운 물은 반대 현상을 일으킨다. 지난 겨울처럼 라니냐 때 중앙태평양 지역에는 구름이 적고 인도네시아에는 구름이 많았다. 지난 5월에는 중앙태평양 지역에서 운량과 강수가 모두 줄었다. 하지만 6월 들어 이런 패턴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베커는 “6월에 산출된 컴퓨터 예측 모델은 봄철에 비해 더 신뢰도가 높다. 봄철에는 계절적 예측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많은 모델들이 몇 개월 동안 중앙태평양 동부 해수면 온도가 따뜻해질 것이라는 지표를 내놓았는데, 이제는 봄철의 불확실성이 사라져 이런 예측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다수 동적 모델들은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올 가을에 장기 평균값보다 0.5도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0.5도는 엘니뇨 진입 조건을 나타내는 수치다. 역사적으로 같은 조건 아래 통계를 적용해 예측하는 몇몇 통계적 모델들도 늦은 가을까지는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엘니뇨 범주 안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커는 “통계 모델들은 동적 모델보다 더 보수적인데, 두 종류의 모델들 모두 엘니뇨의 출현을 내다보고 있어 예보관들의 판단을 더 쉽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적도 태평양 표면 하층 수온이 3월 이후 상승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해수 표면 하층의 해류(하강 켈빈파)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느리게 이동하면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두번째 하강 켈빈파가 해수면 온도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5월 표층의 열 함유량은 1979년 이래 6번째로 높다.
베커는 “표면 하층의 온도는 해수면에 따뜻한 물을 계속 공급하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하강 캘빈파가 태평양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따뜻한 물이 해수면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래서 표면 하층 해수 온도의 상승은 엘니뇨의 전조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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