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01 07:28
수정 : 2018.07.0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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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대로에 갑자기 물이 불어나 차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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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층 기압골 영향 진로 동쪽 편향
3일에만 영남 최고 300㎜ 이상 폭우
1~3일 누적강수량 많아져 지반 약화
누적 140㎜ 이상이면 산사태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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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대로에 갑자기 물이 불어나 차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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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경남과 전남 지방에 100㎜ 이상의 많은 장맛비가 내린 가운데 1일 전국 곳곳에 시간당 30㎜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비는 앞으로도 3일까지 100~200㎜가 더 올 것으로 전망된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은 애초 예측보다 동쪽으로 더욱 치우쳐 3일 새벽 제주를 거쳐 3일 낮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1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다. 비는 2일까지 이어지겠지만 새벽에는 영남지방, 밤에는 남부지방에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밤 9시 현재 주요 지점의 일 강수량은 서울 72.5㎜, 경기 여주(북내) 113.5㎜, 용인 97.0㎜, 강원 정선(신동) 131.0㎜, 홍천 82.5㎜, 평창 77.5㎜, 청남 서천 190.5㎜, 청양 182.0㎜, 부여 165.5㎜, 전남 보성(복내), 전북 군산 194.4㎜, 경북 영주 119.5㎜, 산청(지리산) 118.5㎜ 등이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달 26일 장마가 시작해 많은 비가 내린 상태에서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태풍까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수량이 누적돼 지반 약화로 산사태와 지반붕괴 등 피해가 우려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3일까지 전국에 100~200㎜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 산지 등지에는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오겠다. 장맛비는 2일 오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태풍의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는 3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의 많은 비가 오겠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지난 26~28일 장마와 이번 장마로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주요도시의 누적 강수량은 서울 90.6㎜, 전주 142.7㎜, 광주 171.6㎜, 대구, 143.5㎜, 부산 218.4㎜ 등이다. 중앙대 연구팀이 1990년 강우량과 산사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보면, 시간당 강수량이 10㎜ 이상이거나 누적 강수량이 40㎜ 이상이면 소규모 산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시간당 강수량이 40㎜ 이상이거나 누적 강수량이 140㎜ 이상이면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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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10시 현재 태풍 예상 진로.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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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풍 ‘쁘라삐룬’은 1일 오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1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0㎞로 북북서진하고 있으며, 2일 오후 9시 서귀포 남쪽 2800㎞ 해상에 위치하면서 제주도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태풍은 3일 오전 제주도 동쪽을 지나 3일 낮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는 3일 새벽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고 남부지방은 3일 낮부터 저녁 사이에 최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3일 밤 동해로 빠져나간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태풍의 크기·강도와 경로는 2016년 10월 초순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로 빠져나간 제18호 태풍 ‘차바’와 유사하다. 유 국장은 “이번 태풍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이 ‘차바’보다 약하지만 쁘라삐룬이 태풍의 모양을 갖추고 접근해오는 이상 대응에 소홀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풍 ‘차바’가 남해에 접근할 당시 중심기압이 970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이 초당 35m인 데 비해 ‘쁘라삐룬’은 제주에 접근할 3일 오전 9시께 중심기압 990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초당 24m로 세력이 훨씬 약하다.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는 사망 6명, 부상 3명, 이재민 4542세대 9684명, 재산피해 84757억원이었다.
태풍 예상 진로 변경에 대해 유 국장은 “태풍이 발생할 당시 우리나라 5.5㎞ 상층에 기압골이 위치해 있었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기압골이 빠져나간 뒤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동쪽으로 치우져 지나가는데, 이번에는 기압골이 머물러 있는 상황이 됐다. 애초에는 그 영향으로 태풍이 제주 서쪽을 스쳐 서해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압골이 다소 동쪽으로 이동해 남해안 중앙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 진로를 변경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상층 기압골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진로가 동쪽으로 더 치우쳐 부산 바다를 지날 것으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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