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강진 국무총리실 공보수석이 3일 밤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총리실 브리핑방에서 지율 스님 쪽과의 합의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
|
천성산 공사 어떻게 되나
2003년 노선재검토위원회 찬반 양분
[6판] 정부와 지율 스님 쪽의 합의안의 핵심은 양쪽이 천성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산 위쪽에 있는 습지와 지하수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3개월 동안 환경영향 공동조사를 벌이고, 정부는 조사 기간 사이 조사에 영향을 주는 행위가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 남은 과제 = 정부는 일단 지율 스님의 단식을 중단시키고 병원으로 보내 최악의 사태를 막는 데는 성공했으나 합의안의 내용으로 보아 이번 합의로 천성산 고속철을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다. 우선 합의안에 환경영향 공동조사의 구체적인 방법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전례로 볼 때 정부 쪽이 추천하는 전문가들과 지율 쪽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의 동수로 구성될 가능성이 많다. 이 경우 2003년 구성됐던 노선재검토위원회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시 정부와 민간단체 쪽에서 각각 6명씩 동수로 추천된 전문가들은 기존노선 찬성 6명, 대안노선 6명으로 정확히 반으로 갈려, 결국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에 의해 기존노선으로 다시 결정되면서 지금의 논란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에도 이처럼 석 달의 조사 결과 공동조사단원들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부분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점은 언제든 불씨가 될 수 있다. ◆ 천성산은 지금? = 모두 412㎞에 이르는 경부고속철도는 1990년 6월 서울에서 천안~대전~대구~경주를 거쳐 부산에 이르는 노선이 처음 발표됐으며, 이 가운데 천성산 구간이 포함된 대구~부산 2단계 공사는 2002년 6월 착공됐다. 사업 시행자인 철도시설공단은 지율 스님이 2차 단식을 벌이고 있던 2003년 11월13일 천성산 원효터널 구간의 노반공사에 들어가 지금은 본격적인 터널 파기 공사를 벌이고 있다. 그 사이 천성산 고속철 공사는 지난해 8월27일 철도시설공단과 지율 스님이 ‘도롱뇽 소송’ 항고심 판결까지 공단은 공사를 중단하고, 스님은 단식을 중단하며 법원의 판결에 승복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가, 같은해 11월29일 법원이 ‘도롱뇽 소송’을 기각한 다음날 재개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천성산 원효터널 공사의 굴착속도는 하루 평균 2.5m로, 현재 약 195m 가량 판 상태다. 건설교통부는 내부적으로 지금의 폭약을 이용한 ‘발파공법‘ 대신 ‘무진동 파쇄 굴착공법’등의 대안도 검토했으나 공사비와 공기가 발파공법에 비해 5배 이상 더 들어간다는 점 때문에 채택하지 않았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