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3 10:33
수정 : 2019.09.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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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2일 새벽 5~6시께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2고로 위에 설치된 안전배관을 통해 대기오염물질인 용관로 내 잔류가스가 수증기와 함께 배출되는 모습. 포항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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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2일 새벽 5~6시께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2고로 위에 설치된 안전배관을 통해 대기오염물질인 용관로 내 잔류가스가 수증기와 함께 배출되는 모습. 포항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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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가 용광로 정비 과정에서 안전배관(브리더밸브)을 열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온 것과 관련해, 정부가 관련 공정을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해당 오염물질을 사업장 배출 총량에 포함해 관리하기로 했다. 저감장치를 거치지 않은 오염물질 배출 자체를 불법으로 봤던 것에서 물러나 이를 양성화해 관리한단 것이다.
환경부는 정부·업계·전문가·시민사회가 참여한 민관협의체에서 여섯 차례 논의 끝에 이런 해법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안전배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철강업계는 정기 보수작업 절차와 공정을 개선하고, 환경부는 안전배관 개방 때 불투명도 기준을 설정하고 배출되는 오염물질 양을 사업장의 연간 오염물질 배출 총량에 포함해 관리하는 것이 뼈대다. 민관협의체는 지난 6월19일 발족해 두 달 남짓 동안 용광로 안전배관 개방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종류와 수준, 외국 운영사례, 저감방안 등을 조사해왔다. 지난 7월22~26일에는 미국 현지조사도 다녀왔다.
민관협의체 결론에 따라 업계는 안전밸브 개방 때 개방 일자와 시간, 조치 사항 등을 인허가 기관인 지자체와 유역·지방환경청에 보고하게 된다. 또 용광로 내 석탄 가루 투입을 줄이고 풍압을 낮춰 오염물질 배출도 최소화한다. 기존 300~800g/㎠ 수준의 풍압은 100~500g/㎠으로 낮춘다.
아울러 오염물질 저감이 가능한 ‘세미 브리더밸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환경부 주관으로 내년까지 기술검토를 거쳐 현장 적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 국립환경과학원이 무인기로 지난 5월21일부터 7월23일까지 4차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안전배관 상공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미분탄 투입을 조기 중단하고 세미 브리더밸브를 활용하는 경우 오염물질이 적게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환경부는 또 안전배관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관리를 위해 불투명도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내년 4월3일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 및 사업장 총량제 확대와 연계해 안전배관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업체에서 배출하는 연간 오염물질 총량에 포함해 관리하기로 했다. 연간 오염물질 배출 총량 추산치는 포스코 포항제철이 1.7t(이하 미국 연방환경보호청 산정 방식), 광양제철이 2.9t이며, 현대제철은 1.1t이다.
금한승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안전배관 문제는 그간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으나, 앞으로 적정관리를 통해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업계와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유사사례의 재발을 막겠다”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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