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5 08:14
수정 : 2019.09.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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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지구관측 위성이 지난달 15~19일 촬영해 24일 공개한 사진에 광대한 아마존 밀림 지역 곳곳이 벌건 불길로 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나사 제공/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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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호의 파란하늘]
아마존 산불로 산소 감소 우려 없어
이산화탄소도 배출·흡수 균형 이뤄
기후변화와 산불로 강수량 줄어들면
우림→사막화 전환점 도달할까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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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지구관측 위성이 지난달 15~19일 촬영해 24일 공개한 사진에 광대한 아마존 밀림 지역 곳곳이 벌건 불길로 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나사 제공/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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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큰 산불이 한 달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 숲이 산소를 만드는 지구 허파인데 산불 때문에 위기라고 한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배출하지만, 허파는 산소를 흡수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비유만 다른 게 아니라 과학적 사실도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
열대 우림에서 육상 광합성의 약 3분의 1이 일어나며, 그 중 가장 큰 곳이 아마존이다. 최근 아마존 산불을 다룬 내셔널 지오그래피 기사에서 나무가 광합성으로 생산하는 산소의 절반 이상을 호흡 과정에서 다시 흡수하여 소비한다고 한다. 나머지 산소는 토양에 사는 무수한 미생물이 산소를 흡입하여 죽은 유기물을 분해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므로 현재 아마존 숲은 산소 생산과 소비 사이에 균형을 이루어 산소 공급원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식물이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이산화탄소 안에 포함된 산소가 대기로 배출된다.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 약 0.04%만을 차지하므로 광합성으로 지구 공기의 21%를 차지하는 산소를 만들 수 없다. 설사 지구 모든 숲이 단 한 번에 태워지더라도 전 세계 산소의 1% 미만을 소비한다. 이미 대기 안에는 산소가 수백만 년 동안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그러므로 아마존 산불이 크게 발생하더라도 지구 산소를 위협하지는 못한다.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는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기는 하지만, 식물 호흡과 축축한 토양에서 미생물이 낙엽 등을 썩히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그래서 아마존은 이산화탄소의 흡수량과 배출량이 거의 같아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되지 못한다. 식생에 의한 이산화탄소 흡수는 토양 미생물 호흡이 매우 적은 아한대 숲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그 결과 여름철에 북반구 고위도 아한대 숲 지역이 아마존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다.
산불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인류가 배출하는 양 중 약 12%를 차지한다. 아마존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썩을 때 혹은 산불로 탈 때 나무가 저장했던 이산화탄소를 다시 배출한다. 그리고 토양에 풍부하게 저장되어 있던 탄소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로 대기 중에 배출된다.
아마존 토양에는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약 3700억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앞으로 이산화탄소를 4200억~5800억톤 이내로 배출해야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을 수 있다. 1.5도 이상 상승하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후 위험이 발생한다. 인간이 아마존을 파괴하면 아마존은 인간에게 큰 위협이 될 정도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스스로 배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식물의 호흡이 광합성보다 지구 온난화에 더 크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온이 상승하면 식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더 많아져 현재 균형을 깨뜨린다.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온난화가 더 빨라지는 것이다.
건강한 열대 우림에서 식물은 토양에서 물을 흡수한 다음 수증기로 대기 중에 배출해 비를 내리게 한다.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 수증기 배출이 줄어들고 이어 비가 줄어들어 땅이 더 건조해진다. 기후변화와 산불로 아마존이 티핑 포인트(작은 변화들이 쌓여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에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넘으면 열대 우림이 건조한 사바나 지역으로 바뀌게 된다. 아마존 숲에 내리는 비는 바다에서 이동되어 오는 것보다 열대 우림의 촉촉한 토양의 물에서 더 많이 공급된다. 그러므로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바나 지역으로 변하면 다시는 열대 우림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아마존은 기후와 토양 수분을 안정시키며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에 의존해 살아가는 원주민에게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아마존 숲이 산소 공급원도 이산화탄소 흡수원도 아니라 해도 인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마존을 지켜내야 한다.
경희사이버대학 기후변화 특임교수
cch07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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