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9.22 22:59 수정 : 2019.09.23 11:07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을 요구하며 ‘뜨거워진 지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뜻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WMO,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 발표
CO₂ 증가율, 2011~2015년보다 20%나 높아져
최근 5년 평균기온,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올라
탈라스 WMO 사무총장 “지금 같은 기후변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재앙 초래할 수 있어”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을 요구하며 ‘뜨거워진 지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뜻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최근 5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가장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상태로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전 지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재앙이 초래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에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가 역사상 가장 더웠던 5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2019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맞춰 발표된 것이다. ▶관련기사 2·13면

세계기상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농도가 해마다 올라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대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의 증가율은 지난 5년(2011~2015년)보다 20%나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가 올해 말 410ppm에 도달하거나 초과해 역사상 가장 가파른 상승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멈추지 못한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최근 5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섭씨 1.1도 올랐고, 이전 5년보다 0.2도 상승했다. 이에 따라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의 빙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5㎜로 나타났는데, 이는 1993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이 3.2㎜를 유지했다는 점에 견주면 크게 오른 수치다.

특히 2017년과 지난해 남극의 여름(2월) 때 해빙(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의 넓이는 역사상 가장 최저치였고, 2017년 겨울(9월) 해빙의 넓이도 두번째로 좁은 수준이었다. 2009∼2017년 남극에서 해마다 없어지는 얼음의 양은 연평균 2520억t에 이르렀는데, 이는 1979년 손실된 400억t의 6배가 넘는 양이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지금 같은 기후변화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명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에너지 생산, 산업, 운송 등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기후변화 속도와 온실가스 증가 폭은 전 세계 수준보다 가파르다. 한국의 최근 5년(2015~2019년) 평균기온은 13.3도로, 이전 5년(2011~2015년)보다 0.3도 높아졌다. 지구 전체 평균기온보다 0.1도 더 오른 것이다. 지난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15.2ppm으로 2017년 연평균보다 3ppm 늘어났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의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도 연간 2.4ppm으로 전 지구 평균(2.3ppm)보다 높다.

기록적인 폭염도 기후변화의 속도를 실감케 한다. 지난해 19일 동안 이어진 폭염으로 산간 지역인 강원도 홍천의 일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았다. 환경부는 지난 8월 온실가스를 계획대로 줄이지 못하면 2021년 이후 전국 시·군의 63%가 ‘높음’ 수준의 폭염 위험에 노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전 지구적인 위험 앞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단체 등 330개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로 꾸려진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와 부산, 대구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우리 모두가 멸종위기종이고 난민이다. 뜨거워지는 온도 속으로 지구라는 섬이 잠길 때, 이곳을 떠나 우리가 도망칠 곳은 없다.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안전 따위는 아랑곳없이, 화석연료를 펑펑 써대는 잘못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한 “정부는 기후위기의 진실을 인정하고 비상상황을 선포하라”며 “이미 전 세계 10여개 국가와 1000여개 도시가 비상선포를 내렸다. 지금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23일 열리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 나라에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줄일 수 있는 계획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하지 않은 상태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