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9 16:49
수정 : 2019.10.3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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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7일 낙동강 하굿둑 좌안 8번 수문이 개방된 모습. 환경부와 부산시 등 5개 관계기관은 이날 ‘2차 낙동강 하굿둑 단기 개방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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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환경부·부산시·국토부·해수부 등
1·2차 하굿둑 개방 실험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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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7일 낙동강 하굿둑 좌안 8번 수문이 개방된 모습. 환경부와 부산시 등 5개 관계기관은 이날 ‘2차 낙동강 하굿둑 단기 개방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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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어도 주변 지하수에 미치는 염분의 영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하구의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기수역’의 생태계 복원을 위한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부산시,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낙동강 하구의 기수역 생태계 복원을 위한 1, 2차 낙동강 하굿둑 단기 개방 실증실험 결과를 종합해 29일 발표했다. 이들 기관은 지난 6월6일(1차)과 9월17일(2차) 두차례에 걸쳐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어, 바닷물이 하굿둑 안으로 들어왔을 때 염분의 농도와 이동 거리, 지하수·수질 변화 등을 조사했다.
1차 실험은 하굿둑 왼쪽 기슭 수문 일부를 38분 동안 열어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그 결과, 유입된 염분은 하천 제일 밑바닥(최저층)으로 가라앉아 애초 예상치(3㎞)보다 먼 하굿둑 상류 7㎞까지 이동했다. 환경부 등은 이런 1차 실험 결과를 토대로 염분침투 수치 모형을 개선한 뒤, 2차 실험에서는 51분 동안 하굿둑 수문을 열어 염도 등을 분석했다. 2차 때는 애초 예상한 120만t보다 16% 적은 101만t의 바닷물이 강으로 흘러 들어와 하굿둑에서 상류 쪽으로 8.8㎞까지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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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낙동강 하굿둑 개방 실험 당시 염분분포도(바닷물 유입 45시간 뒤). 하천의 표면층과 중간층의 염분 변화는 크지 않았고, 염분이 최저층에 가라앉아 역경사 지형(하굿둑 상류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지는 지형)을 따라 침투했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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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1·2차 실험에서 모두 바닷물 유입에 따른 지하수의 염분 변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굿둑 상류 약 25㎞ 범위 안의 관측정 52곳 중 5곳에서 염분 변화를 측정했으나, 평상시의 염분 변화 범위 안에 있어 수문 개방에 따른 영향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문을 짧은 시간 개방했지만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강물은 더 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굿둑 상류 500m, 1㎞, 2㎞, 3㎞ 등 4개 지점의 하천 최저층을 조사해보니, 2차 실험 전(9월17일)보다 실험 뒤(9월18일)의 탁도(물이 흘린 정도)가 평균 14.7FTU(물이 흐린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에서 7.8FTU로 약 47% 감소했다. 수온과 용존산소량, 산성도, 퇴적물 구성 등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하굿둑 건설로 낙동강 기수역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질이 오염됐다며 하굿둑 개방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반면, 인근 농민들은 염해 피해를 우려하며 하굿둑 개방에 반대하고 있다. 반재화 서낙동강수계살리기 범주민연합회 위원장은 이날 발표에 “바닷물이 잠깐 들어온다고 바로 육지의 염분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농가 피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하굿둑 개방을 밀어붙이는 것은 농민을 죽이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1, 2차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하굿둑 개방 수준에 따른 분야별 염분 영향과 피해대책에 관한 논의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개방 시간을 늘려 한차례 더 실증실험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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