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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31 18:01 수정 : 2005.10.29 15:35

“처음엔 겁났는데, 해보니 재밌어요”

“가족들이 보고 싶긴 하지만, 꼭 끝까지 완주할 거예요”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는 제11회 ‘평화통일 체험 휴전선 155마일 횡단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우지현(18·?5n사진 앞줄 오른쪽)양은 3일째 ‘악전고투’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

우양은 5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다. 장애인 학교인 서울 주몽학교에 재학 중인 우양은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이번 휴전선 횡단행사에 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다. 이번 행사에는 우양과 주몽학교의 김성현(14.지체장애 1급)군 등 2명의 장애인이 참가하고 있다.

“솔직히 겁도 났어요.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하셨고요. 하지만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거야’라고 격려해 주셔서 힘을 냈죠.”

우양은 지난 29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출발해 경기 연천까지 갔으며, 30일에는 전곡, 31일에는 강원 철원까지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번 행사는 오는 4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하기까지 7박8일간 이어진다. 횡단 사이사이 휴전선 일대 문화재를 답사하고, 군부대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분단현실을 체험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휴전선 155마일을 횡단한다는 의미에서 두 명의 장애인을 포함해 모두 155명의 중·고·대학생들이 참가했다. 학생들과 함께 참가한 한국스카우트연맹의 고대웅(29)씨는 “이번 행사는 통일 세대가 될 수 있는 학생들에게 통일의 염원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0~30㎞ 이상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다들 저녁이면 녹초가 되지만, 우양은 아직 생기가 넘쳤다. “가족들하고 떨어져 여행하는 것이 처음이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통일전망대 같은 곳도 아주 멋있었고요”

사실 우양 혼자서 모든 일을 다하지는 못한다. 휠체어로 가기 힘든 험한 길도 많고, 오르막길도 있기 때문에 동료학생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고씨는 “여정의 80% 정도는 아스팔트 길이고 20% 정도는 비포장 길”이라며 “비포장 길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갈 수가 없어서 우양은 이 길에서는 버스를 탄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우양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어 완주하는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양은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 견딜 만하다”면서도 “날씨가 더워 오래 앉아있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우양은 친구들의 격려 때문에라도 힘을 내겠다며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철 기자 justin22@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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