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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0.25 07:05 수정 : 2017.10.25 09:43

30년 동안 1200만배 한 청견 스님
1980년 교통사고 등으로
목·척추뼈 골절되고 고관절 부상
 
왼쪽 시력과 왼쪽 청력 거의 잃고
3년간 병치레하다 만난 탈출구

일 배 일 배 하다보니 고통도 차츰
본격 절 수행, 1000일 동안 300만배
 
옷 껴입고 목과 손목, 발목 덥게
이 세 곳 땀이 몸속 노폐물과 독소
 
아침에 하면 단전의 차크라 열리고
자기 전 하면 부정적 에너지 빠져나가
 
천천히 10시간, 머리 맑고 마음 가뿐
일반인 포함 절 배운 이 10만명 넘어

절은 누구나 한다. 불교를 믿지 않더라도 절은 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조상에 대한 제사를 하거나, 정초에 세배를 할 때, 결혼 등의 행사를 할 때 자연스럽게 절을 한다. 절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냥 보고 따라 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스님들도 절하는 법을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는다. 합장하고, 구부려 앉고,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을 올리고, 다시 일어나는 단계별 정확한 동작에 대한 이해도 없이 한다.

 108배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혼자 절 운동 하는 일반인도 많다. 청견 스님(68)은 절에 관한 한 세계적인 권위자다. 무려 지난 30여년간 무려 1200만배를 했다고 한다. 망가진 육신을 절 운동으로 회복한 그는 불교 신도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올바른 절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에게 절을 배운 이가 1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우선 그가 말하는 절할 때의 주의점부터 보자.

천천히 그리고 고요히 절하는 법을 시범 보이는 청견스님

 

 잘못하면 혈압 올라가고 허리 삐끗 

준비하는 합장 자세. 합장한 손끝을 미간, 코끝, 배꼽과 일직선이 되게 가슴 한가운데에 놓고 팔꿈치는 옆구리에 가볍게 댄다. 이때 엄지손가락이 벌어지면 에고가 강해지고, 새끼손가락이 벌어지면 힘이 빠진다고 한다. 서 있을 때는 정수리의 백회혈에서 회음혈까지 일직선이 되게 하고, 양발 뒤꿈치와 엄지발가락, 양 무릎을 붙이고 허리, 어깨, 가슴을 쭉 편다. 기운이 단전에 모이고 단전호흡이 저절로 된다.

 무릎을 굽히며 절을 할 때 손을 무릎 가까이 짚으면 가슴이 움츠러들어 심장과 폐, 배에 부담을 주고, 성격도 소심해진다. 발가락을 구부릴 때 새끼발가락이 확실히 굽혀져야 발바닥의 용천혈이 활짝 열린다. 팔꿈치가 구부러진 상태로 바닥을 짚으면 혈압은 올라간다. 이마를 땅에 댈 때 팔꿈치를 양옆으로 너무 벌리면 혈압이 올라가면서 코막힘 현상이 일어난다.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을 위로 젖히는 접족례를 할 때 엄지손가락을 벌리면 번뇌와 잡생각이 들끓게 된다. 손을 짚고 일어날 때 팔꿈치가 완전히 펴지지 않은 상태에서 몸이 앞으로 나가면 혈압과 안압이 올라간다. 허리를 세우고 일어나기 위해 합장을 할 때 양손을 바닥에서 동시에 떼지 않으면 척추와 엉덩이가 삐뚤어진다.

 절을 다 한 뒤에는 성급하게 일어나지 말고 엎드린 상태에서 합장한 손의 엄지손가락 첫째 마디를 미간(상단전 차크라)에 대는 고두례 자세를 해야 한다. 고두례를 하면 호흡이 더 깊고 고요해지면서 단전에 모아진 기운이 척추로 뻗친다.

나를 온전히 낮추고 부처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손목을 꺾으며 손을 올리면, 손바닥의 노궁혈이 열리고 심장이 튼튼해지며 번뇌 망상이 사라진다고 청견스님은 이야기한다

 일어서서는 5초 동안 부동자세로 

청견 스님은 특히 숨차지 않게 절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절하면서 숨이 차 헐떡거리고 맥박이 빨라지면 공격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화가 난 상태와 같게 됩니다.”

 한때 스님은 108배를 4분 안에 할 정도로 빨리 했다. 당연히 숨도 가빴다. 우연히 자신이 절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얼굴은 찡그러져 사납기 그지없었다. 몸은 탱탱한 공처럼 튀어오르길 반복했다. “부처님은 저런 사나운 표정으로 절 수행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실 거라고 느꼈어요.”

 그 뒤엔 절을 천천히 하기 시작했다. 이전엔 3000배를 이렇게 했다. 50분 안에 300배를 하고 10분 쉬고, 10번을 해 10시간 안에 숫자 3000을 채웠다. 이제는 절의 횟수와 관계없이 천천히 10시간을 한다. 절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우선 준비 상태에서 합장을 하고 가슴을 높이 들고 호흡을 한다. 저절로 혈압이 내려간다. 입꼬리를 양쪽으로 올린다. 마치 부처님의 미소처럼. 절대로 인상을 쓰지 않고, 웃으며 절을 한다. 시선은 앞의 한 곳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180도 전체를 바라보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절을 한다. 절하고 일어서서 5초간 온몸의 움직임이 없이 부동자세를 유지한다.

 “숨차지 않게 고요함과 지극함으로 참다운 절을 하면 몸과 마음속에 숨겨진 나쁜 습관과 고통을 준 병의 원인이 빠져나옵니다. 혈액순환이 잘돼 머리가 맑아지고, 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가뿐해집니다.”

합장한 청견스님

 

100개 사찰에서 1만번씩 100만배

 청견 스님은 교통사고 등으로 목뼈와 척추뼈 3개가 골절되고, 고관절에 심한 부상을 입었다. 왼쪽 시력과 왼쪽 청력도 거의 잃었다.

 이후 3년 동안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다. 심한 통증에 삶을 포기할까도 고민했다. 그때 탈출구가 바로 절이었다. 법당에서 신도의 부축을 받으며 정성스럽게 일 배 일 배를 올렸다. 처음엔 서 있기조차 힘들었지만 혼자서 절을 할 수 있게 됐고, 잔인한 고통도 차츰 사그라들었다. 절이 보여준 기적이었다. 본격적으로 절 수행을 했다. 1985년에는 조계사 등에서 1000일 동안 날마다 3000배를 하며 모두 300만배를 했다. 봉정암과 홍련암, 보리암 등의 100개 사찰에서 1만배씩 모두 100만배를 했다. 그리고 지금은 경북 청도의 운문산 기슭에 자리잡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절을 가르친다.

청견 스님은 절할 때 옷을 껴입고 특히 목과 손목, 발목을 덥게 하라고 한다. “이 세 곳에서 나오는 땀이 진짜 몸속에 쌓여 있던 노폐물과 독소입니다.” 또 하루 가운데 절 운동 하기 가장 좋은 시간으로 아침 5시에서 7시, 밤 9시에서 10시30분을 권한다. 아침에 일어나 절을 하면 단전의 차크라가 열려, 막히고 꼬이고 뒤틀린 것들이 풀리면서 노폐물이나 독소, 가스, 나쁜 기운 등이 빠져나가고, 자기 전에 절을 하면 낮에 받은 스트레스, 걱정, 불안 등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빠져나가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도/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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