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회의장 이번에도 ‘아수라장’

아수라장 된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장 15일 오후 서울 잠실 교통회관서 열린 제 35차 민주노총 임시대의원 대회에서 노총 지도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노조원들이 단상을 점거하려 하자 찬성하는 노조들이 저지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폭력 사태' 이후 한달 보름만에 또 다시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신천동 교통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노사정 대화 복귀(사회적 교섭)를 결정하려 했으나 반대파의 원천 봉쇄로 회의 개최자체가 무산됐다.

반대파인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전노투) 소속 노동자 등 200여명은 오후 1시45분부터 회의장밖에서 주최측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닫혀있던 대회장문을 열고 안으로 진입한 뒤 단상을 점거했다.

이들은 주최측의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단상을 정리해달라"는 거듭된 당부에도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적 교섭을 폐기하라', `총파업을 조직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회의 개최를 막았다.

시간이 흐르자 회의장 밖에서는 대회에 참석하려던 일부 대의원들이 "오늘도 회의성사는 물건너갔다"며 하나둘씩 빠져나가기도 했다.

또한 주최측의 질서유지대가 일부 단상을 점거한 반대파 조합원들을 끌어내려하는 과정에서 심한 욕설이 오갔고 수차례 몸싸움도 벌어져 극도의 무질서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민주노총 지도부는 오후 2시30분께 반대파 대표들과단상 뒤에서 사태 수습을 위한 면담을 가졌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오후 3시10분께 `회의 종료'를 선언했다.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폭력 점거사태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하겠다"면서 "사회적 교섭은 끝까지 사수하겠다. 1주일 내에 대회를 다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로써 지난 1월20일 대의원대회 무산에 이어 2월1일 `폭력 사태'로 인한 두번째 대회 무산과 이날 반대파의 원천봉쇄로 인한 대회 개최 실패 등으로 심한 내부 갈등과 지도력 공백상태를 맞게 됐다.

한편 경찰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장 주변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1개 중대 100여명을 배치했으나 노동자들과의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