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3.18 02:08 수정 : 2005.03.18 02:08

사진 노말헥산에 의한 다발성 신경장애로 하반신이 마비된 타이 여성 노동자들의 가족들이 17일 경기도와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 이날 저녁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노말헥산 피해 노동자 씨리난(가운데)이 그리던 딸과 여동생(왼쪽)을 만나 반가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천공항/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노말헥산 치료 타이 노동자들

한국온 그리운 가족과 포옹

공항 입국 대기장에서 휠체어에 앉아 웃으며 수다를 떨던 7명의 타이 여성들은 기다리던 가족들이 공항에 도착하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입국장 문이 열리고 가족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타이 여성 노동자들은 큰 소리로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붙잡았다.

가장 먼저 까무잡잡한 피부의 개구쟁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엄마한테 달려와 품에 안기자 모두들 꾹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경기 화성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다 지난 1월12일 세척제인 노말헥산에 중독돼 하반신이 마비되는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병)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타이 여성 노동자들의 가족이 17일 저녁 7시4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날 입국한 타이 여성 노동자들의 가족은 씨리난의 딸 카냐난트(6), 추언촘의 딸 낫차(8) 등 자녀 3명과 싸라피의 어머니 분스리(50) 등 모두 9명이다.


1년4개월 만에 엄마를 만난 낫차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다”며 엄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추언촘에게 보여줬다. 추언촘은 “못 본 사이에 딸이 키가 너무 많이 커서 깜짝 놀랐다”며 “빨리 치료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분스리는 딸 싸라피의 손을 꼭 잡은 채 “지난 1월 딸이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는데, 치료를 받으러 다시 한국에 돌아간 뒤로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렇게 얼굴을 보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타이 여성들은 먼 고향에서 가족들을 인솔해 온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와 파로스선교회 선우장 목사에게 서툰 한국말로 연신 “고맙습니다”라며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

이들 가족의 입국은 경기도가 다발성 신경 증후군으로 인해 이들이 한국에 대해 가질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을 수 있도록 초청해 이뤄졌다. 가족들은 산재의료관리원 안산중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간병하면서 용인 한국민속촌, 서울 인사동 거리 등을 돌아본 뒤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박천응 목사는 “지난 1월 타이에서 환자들을 데려올 때 가족들한테 꼭 한국으로 초청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결국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많은 한국 사람들이 타이 여성 노동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