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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31 20:21 수정 : 2005.03.31 20:21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겠습니다.”

광주공장의 채용비리 사건으로 지난 1월 집행부가 집단 사퇴한 기아차 노조의 새로운 위원장으로 선출된 남택규(37)씨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어떻게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뿐이다. 남 위원장은 지난 30일 18대 기아차노조 임원선거 결선투표에서 1만3492표를 얻어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새 집행부는 오는 4월부터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남 위원장은 “처음 채용비리 사건이 터져 나왔을 때 충격이 너무 커서 눈앞이 깜깜하기만 했다”며 악몽 같은 채용비리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노조 활동가들이 평상시에 도덕적으로 철저하게 무장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며 “새로운 집행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노조를 도덕적으로 재무장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위원장은 그러나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직 구체적인 답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그 대신 그는 “먼저 여러 현장 조직들의 의견들을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노조 혁신과 관련해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내비쳤다.

기아차 노조에는 남 위원장을 배출한 ‘기노회’를 비롯해 5개가 넘는 정치조직이 있다. 채용비리 사건으로 집행부가 사퇴한 뒤 일부 대의원들은 “모든 조직이 힘을 합쳐 단일 후보를 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처럼 선거에서 계파들 사이의 세력싸움이 벌어져서는 외부는커녕 내부 조합원들의 신뢰도 얻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러 조직들의 다양한 노선과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은 그만큼 어려웠고, 후보 단일화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6명의 후보가 이번 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

남 위원장은 “일단 모든 조직들이 참여하는 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라며 “다른 조직들과 공동으로 노조 집행부를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남 위원장은 “4월1일로 예정된 비정규직 관련법안 처리반대를 위한 민주노총의 시한부 총파업 참가나, 노사와 시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기아차 혁신위원회에 참여 여부에 대해 노조 내부에서 이견이 많아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명/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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