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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9 18:19 수정 : 2005.06.19 18:19

내 삶은 ‘저항’ 이었습니다

빈민운동·민청학련·지하철노조…30년 삶 증언

유신 독재에 맞선 민청학련 사건의 주모자이자 1980년대 이래 노동운동을 이끌었던 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정윤광(58)씨가 최근 자신의 지난 30년 민주화투쟁과 삶을 기록한 <저항의 삶, 내가 살아온 역사>(백산서당 펴냄)를 냈다.

주로 70, 80년대 민주화투쟁의 흐름 속에 학생·노동운동 활동가들의 일상적 조직문화, 활동가들의 생각과 열정들, 그리고 정보기관에 늘 쫓기는 생활, 남산 안기부의 고문과 감옥 생활 등 지금 세상엔 너무도 무심하게 아스라해져 버린, ‘치열한’ 그와 동지들의 삶을 생생한 육성으로 담았다.

“점점 잊혀져 가는 기억이 안타까워 기억을 더듬어 기록했다”는 이 책은 “지난 30여년 한국사회 역사의 흐름, 운동사 속에서 내가 겪어온 경험”이다. 그래서 20대인 서울대 철학과 대학생(66학번) 시절에 서울 중랑천 등지에서 시작한 빈민운동, 70년대 반유신투쟁에 전기를 마련했던 민청학련 사건과 반독재 민주화투쟁, 그리고 80년대에 한국 노동운동사의 현장을 누빈 그 시절 경험들이 이야기된다.

민청학련 부분만 책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그에게 “민청학련 기간이 가장 치열한 고민과 실천의 기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출범 초기의 유신체제에 균열을 가했을 뿐 아니라, 이후 각계각층의 운동과 노동운동·진보운동을 여는 기폭제였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이철·유인태·유홍준씨 등과 함께 주모자로 붙잡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으며, 형집행 정지로 10달만에 출소한 뒤 80년대에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90년대엔 ‘연대를 위한 대공장 노조회의’ 공동의장(1990), 민주노동당 준비위원회 조직위원장(1999) 등을 거치며 권력과 억압에 대한 ‘저항의 삶’으로 일관했다.

정씨는 이달 말 서울지하철에서 정년퇴임한다. 그는 “퇴임 이후에도 민주노동당 혁신활동과 운수·공공 산별노조 출범 지원 활동, 그리고 위기의 노동운동 바로세우기 활동 등을 계속할 생각이라 퇴임이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고 덤덤하다”면서도 “다만 18년 반 동안 함께했던 지하철노조 동지들과 떨어진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이 충분히 담지 못한 노동운동의 역사를 본격 정리하는 두번째 책을 “꼭 해야 할 자신의 과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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