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승객들의 발이 묶이는 막대한 불편이 예상되는 데다 화물운송 차질에 따른 손실, 항공사와 국가의 대외 신인도 추락 등 각종 손실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조종사노조는 그동안 법외노조로 존재하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별도 노조로 인정받은 뒤 올해 첫 교섭에 나서며 무려 138개에 이르는 요구사항을 내걸고 무리하게 협상에 임해 정상적인 교섭이 어려웠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노조가 최근 철회한 `출장지 호텔 골프채 비치', `해외 별거가족에게 비즈니스석 등 항공권 14장 지급', `기장에게 객실승무원 교체권 부여', `여성 조종사 임신시 2년간 임금 100% 지급' 등이 대표적인 무리한 요구였다고 사측은 지적했다.
노조측은 자신들의 주장이 대부분 근로조건 개선과 안전운항에 필요한 사안들이므로 더 이상의 요구조건 철회나 수정 의사가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 중이어서 현재로서는 파업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희박한 실정이다.
하지만 과거 항공사 파업의 뼈아픈 경험과 `귀족노조'의 극단적 행동에 비우호적인 국민 감정 등을 감안하면 노사 양측은 의외로 조기에 타협점을 도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국적 항공사 노조는 1999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수차례 파업을 벌였고 2001년 6월에는 사상 초유의 동시파업에 들어가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 바 있다.
2001년 파업 당시 6월 12일부터 17일까지 동시 파업이 진행되면서 `항공대란'이 빚어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 대한항공은 395억원, 아시아나는 102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또 평균 억대 연봉을 받는 조종사들이 일반 근로자보다 임금 수준이 훨씬 높고 고용도 안정돼 있는데도 공익을 고려하지 않고 전면적인 운항중단이라는 수단을 처음부터 동원, 파업을 강행해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조종사들의 이번 파업 움직임에 대해서도 대다수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는 게 항공사 주변의 분석이다.
특히 파업 시기를 승객이 가장 많이 집중되는 여름 성수기로 잡아 `파업효과 극대화'를 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의 불편을 볼모로 집단이기주의를 관철하려 한다'는 비난 여론마저 쏟아지고 있다.
조종사노조가 요구조건을 무리하게 관철하기에는 부담스런 상황을 맞게된 것이다.
따라서 노조는 조만간 사측과 협상을 통해 일정 수준에서 요구조건을 관철한 뒤 다시 조종간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항공사 주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조종사노조의 파업으로 국민 불편이 가중됨에 따라 항공업계는 항공운송사업을 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가 가능토록 해 노사분규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공중의 일상 생활과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업무 대체가 쉽지 않은 철도ㆍ병원ㆍ통신사업과 수도ㆍ전기ㆍ가스ㆍ석유정제 및 석유공급사업 등 두 부문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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