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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1 18:56 수정 : 2005.01.21 18:56

168종 규제‥“불법체류자에도 혜택을”

이주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노말헥산’ 등의 유해물질은 모두 168종이다.

산업안전보건법(제37조~제41조)은 작업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쓰이지만 노동자 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은 유해물질을 ‘특별관리’하고 있다.

특별관리물질은 △금지물질(66종) △허가물질(14종) △관리대상 유해물질(168종)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일반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위험·유해물질은 ‘관리대상 유해물질’이다. 이들 물질은 주로 외국인 노동자가 집중된 도금·주물·피혁·염색 등 이른바 3디(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업종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도금공장에서는 크롬산·시안화나트륨·염산·초산·황산·수산화칼슘 등의 유해물질이 사용된다. 주물공장에서는 망간·납·포름알데히드 등이 많이 쓰인다. 또 피혁공장에서는 크롬산·황산·암모니아 등을 이용한 생산 공정이 많고, 염색공장에서는 초산·중크롬산·칼륨 등의 유해물질이 사용된다.

이들 물질을 사용할 때 충분한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1차적으로 눈·피부·호흡기 등에 질병을 얻게 되고, 그 노출 정도가 심각해지면 호흡곤란, 폐렴, 파킨슨증후군, 신경이상, 암 등으로 번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런 유해물질이 몸 안에 쌓여도 보통은 바로 건강에 이상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물질은 오랜 시간 몸 안에 축적된 뒤 어느날 갑자기 폭발적으로 나타나 지독한 고통을 일으키며, 심지어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관리대상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은 연 2회 이상 유해물질 농도 등을 조사하는 작업환경 측정을 해야 하고 환·배기장치 등도 철저히 갖춰야 한다. 또 노동자들에 대해 작업 종류에 따라 6개월~2년 간격으로 특수 건강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법이나 원칙은 불법체류 노동자들과는 별 관계가 없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의 석원정 대표는 “건강을 체크하려다가는 붙잡혀 강제 출국될 수 있기 때문에 노동자도 사업주도 건강검진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유해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아무도 모르는 동안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이들에게도 정기 건강검진 등 최소한의 의료 혜택을 주는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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