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채용비리 대책숙의 `분주'

기아차의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는 23일 휴일인데도 노무, 홍보 등 관련 부서들을 중심으로 상당수 임원과 직원들이 출근해 광주공장노조 간부의 채용비리 사건 동향을 파악하며 대책을 숙의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기아차 본사에서는 구태환 재경본부장(부사장) 주재로 홍보, 노무 등 담당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가 열렸으나 아직 검찰의 1차 수사결과도 발표되지않은 상황이어서 뾰족한 대응책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환 사장은 이날 회사에 출근하지는 않았으나 가까운 소하리 공장 등을 찾아가 생산라인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점검한 뒤 근로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공장조직을 진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책임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그러나 광주공장 노조간부의 개인비리 사건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가광주공장과 회사 전체로 비화되지 않을까 매우 걱정하는 분위기다.

기아차의 김봉경 홍보담당 전무는 "아직 광주공장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사실은 없지만 사건이 너무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일단 터진 사건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당장 생산라인 가동에는 문제가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조직이 동요하지 않도록 추스르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특히 일부에서 이번 사건을 `노사 합작품'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에대해 경계하는 눈치다.

지난해 광주공장 스포티지 라인을 단기간에 구축하면서 한꺼번에 1천명 이상의생산직을 뽑다 보니 일부 허술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회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검찰 수사결과를 봐야 정확한 진상을 알 수 있겠지만 자체 조사 결과 일단 광주공장쪽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너무 성급한예단을 갖고 회사쪽을 압박하는 것은 당장 생산활동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사태해결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기아차는 그런 의미에서 24일로 예정된 검찰의 1차 수사결과 발표와 문제의 노조간부에 대한 출두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 지 여부가 검찰의 1차 수사결과 발표에 의해대략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19일 검찰의 내사착수 발표 이후 지금까지 떠도는 소문을 근거로 한 것들도 많았지만 문제가 될만한 사안들은 대부분 터진 것으로 본다"면서 "검찰의 1차 수사결과를 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소문인지 대충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