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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4 11:57 수정 : 2005.01.24 11:57

"기아차 광주공장에 취직하려면 인맥이있거나 돈을 줘야 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기아차 채용비리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노조 간부에게 돈을 주고 기아차 광주공장에 입사한 직원이 자신의 입사 과정을 실토하면서 이같이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김모(32)씨는 24일 오전 광주시내 모 호텔 커피숍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평소 알고 지내던 광주공장 노조간부 조카에게 1천300만원을 주고 지난해 5월 입사했다"면서 "그러나 나중에 입사해 돈이 전달된 노조간부에게 확인한 결과 800만원만 받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음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먼저 연락을 해와 만난 김씨와의 일문입답.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는데.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자동차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된 사람이다.

양심상 모든 것을 털어 놓고 싶다.

현재 광주공장에서 생산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언제 입사했는가. △작년 5월이다.

--입사 경위는. △작년 3월 광주공장에서 생산계약직을 뽑는다는 말을 듣고, 평소 알고 지내는광주공장에 근무하는 선배에게 취직 부탁을 했다.

그런데 어렵다고 하면서 그 선배와 나를 동시에 알고 있는 노조간부 조카를 소개시켜주었다.


--노조간부 조카에게 취직을 부탁했는가. △노조간부 조카와 절친한 사이여서 1천300만원을 주고 취직을 부탁했다.

--돈을 노조간부 조카가 먼저 요구했는가. △그렇지 않다.

광주에서 `기름밥'(자동차 정비 관련 업종에 일하는 사람들을일컫는 말)을 먹고 있는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광주공장에 취직하려면 인맥이 있거나돈을 줘야한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1천300만원을 줬다.

--그 노조간부가 지금 채용비리 의혹 핵심인사로 지목된 노조지부장인가. △그렇지 않다.

다른 간부다.

나중에 입사해 이 간부에게 확인해봤더니 800만원만 받았다고 하더라. 재작년에는 500만-600만원을 주고 입사했다는 말을 듣고, "단가가 올랐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속으로 웃었다.

그 노조간부가 회사 임원 등 회사간부들 추천으로 입사한 사람들도 실제 많기때문에 열심히 일만 하라고 하더라. --생산계약직 20-30% 가량은 노조간부 친인척들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잘 알진 못한다.

그러나 입사 동기들과 사석에서 얘기하다보면 누구는 노조간부 외조카다, 누구는 동생 친구라는 말은 들었다.

--노조간부들이 국회의원, 광주시의원, 시공무원 등 지역 인사들의 청탁을 받고채용 했다는 말도 있는데. △그런 것은 직접 알지 못한다.

다만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부서 술자리에서술에 취한 모 선배직원이 새로 입사한 계약직 직원에게 "너는 시 고위공무원 청탁으로 입사한 × 아니냐"고 말해 주먹다짐 일보 직전까지 간적이 있다.

--연봉이 얼마나 되는가. △일부 언론에 연봉이 3천200만원이라고 났는데 그렇지 않다.

세금과 국민연금등 이것저것 떼고나면 2천200만원 정도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창피하다.

나도 부정에 연루된 사람이다.

직장을 그만 두고 전에 일했던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가족들을 생각하면 차마 결단이 내려지지 않는다.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이번 기회에 노조의 씨를 말리겠다는 의도가있어선 안된다.

도덕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노조가 채용비리에 가담해 할 말은 없지만, 우리사회전반에 만연된 채용비리의 한 단면이 드러난 것으로 생각한다.

shchon@yna.co.kr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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