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24 18:30
수정 : 2005.01.24 18:30
작년 채용때 청탁설…"금품추천 없어" 반박도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와 관련해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의 다른 공장에서는 유사한 비리가 없었느냐는 점이 인터넷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 홈페이지에는 24일에도 “광주뿐 아니라 경기 화성과 소하리 공장에서도 입사 비리가 공공연히 저질러졌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한 조합원은 “지난해 화성공장에서 입사비리에 수십명이 연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공장은 기아차 사업장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의 일터이다. 화성공장은 지난해 생산직 노동자 700여명을 신규로 채용한 바 있다. 당시 채용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몰렸는지 기아차가 정확한 인원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취업난이 극심했고 채용 인원이 전원 정규직인 점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1만명 이상은 몰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 광주공장이 지난해 5~10월 스포티지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네 차례에 걸쳐 1079명의 생산 계약직 사원을 뽑았을 때는 무려 5만명이 몰렸다. 특히 현재 1만500여명의 생산직 노동자가 일하는 화성공장은 지난해 광주공장처럼 특별히 생산 라인도 증설하지 않았던 곳이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나면서 신규 인력이 대거 필요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화성공장이 이들을 연초에 공채 방식으로 채용해놓고 수십 차례로 나눠 입사시키면서, 각종 인사 청탁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4700여명의 생산직 노동자가 근무하는 광명시 소하리 공장은 지난해 60명을 한꺼번에 신규 채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노조와 회사 간부, 외부 유력인사 등의 입김을 업은 ‘추천 입사’는 광주공장은 물론 화성과 소하리공장 등 전 사업장에서 관행처럼 굳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 간부는 “추천을 받지 않고 기아차에 입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선후배와 지역, 학맥 등 각종 관계로 얽혀있는 광주공장이 그 정도가 심했을 뿐 다른 공장도 사정은 비슷했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기아차의 생산직 채용 권한을 개별 공장이 갖고 있고, 지난해 기아차 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채용 비리에 대한 대의원들의 진상규명 요구가 있었던 점 등을 생각해보면 짐작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노조 관계자는 “광주공장의 경우 특수한 상황에서 돈이 개입된 것”이라며 “다른 공장에서는 광주처럼 노조간부가 돈을 받고 추천하는 일은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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