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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9 17:22 수정 : 2019.06.19 22:13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40대 강씨
오늘 아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올해만 9번째 집배원 사망
노조 “배달량 늘었는데 인력 보충 안 돼”

충남 당진시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 노동자 강아무개(49)씨가 19일 오전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집배원 사망은 올해 들어서만 9번째다. 경찰이 강씨의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은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우정사업본부와 우정노조는 사망사고 조사위원회를 공동으로 꾸려,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강씨는 이날 아침 연락도 없이 출근을 하지 않자 자택으로 찾아간 동료에게 발견됐다. 강씨의 가족들은 대전에 살고, 강씨만 직장이 있는 당진에 따로 방을 얻어 지냈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20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우정노조 쪽은 “이번 사망사고는 예견된 인재이자 타살이다. 우정사업본부와 정부는 그간 우정노조의 ‘중노동 과로로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는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왔다”며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인태 우정노조 홍보국장은 “강씨가 올해 3월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지병도 없었다고 한다. 당진 지역이 최근에 많이 개발되면서 인구도 늘고 배달량도 많아졌는데 인력 보충은 되지 않아 힘든 지역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쪽은 “집배원의 안전보건 관리 추진과 노동시간 단축 노력에도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해 송구하다”며 “우정노조와 공동으로 구성하기로 한 사망사고 조사위에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사고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겠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할 경우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향후 이와 같은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집배 노동자는 토요일 배달 등으로 인해 노동시간이 매우 길다.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민간 전문가로 꾸려진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지난해 10월, 집배원의 연간 노동시간이 일반노동자보다 87일이나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추진단은 2020년까지 집배원 2천명을 증원하라고 권고했다. 그에 앞선 지난해 5월에는 우정사업본부 노·사가 토요 배달 폐지에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고와 합의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진행한 단체교섭도 순조롭지 않아, 우정노조는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완전한 주 5일제’와 인력증원을 요구하고 있는 우정노조는 오는 2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하고, 가결될 경우 다음 달 9일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조혜정 박태우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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