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1 20:45
수정 : 2019.07.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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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케이비(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케이비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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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 18.1%…2년 연속 감소
1000명 이상 기업에선 20.9%
조선업 10명중 6명 하청노동자
단시간 노동자 비율은 제자리
“최저임금 영향인지 들여다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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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케이비(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케이비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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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시 노동자 300명 이상 기업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해당 기업 소속이 아닌 사내하청 노동자 비중은 18.1%로, 조금씩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동시간이 다른 정규직 노동자보다 짧은 단시간 노동자는 6.3%가량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노동부가 300명 이상 기업 3454곳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조사해 11일 공개한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보면,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 485만9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해당 기업이 소속이 아니라 파견이나 사내하도급 등의 형태로 일하는 ‘소속 외 노동자’는 88만1000명으로 전체의 18.1%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 19.0%에서 지난해 18.5%로 떨어진 뒤 올해 0.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는 최근 몇년간 사내하도급이 불법파견과 위장도급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잇따른데다 일부 대형마트 등이 하청업체 노동자 직접고용에 나서는 등의 흐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고용형태 공시 대상 기업엔 공공기관이 빠져 있으나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도 민간 기업에 일정 정도 메시지를 줬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해당 기업 소속이지만 1주 노동시간이 40시간에 못 미치는 등 정규직 노동자보다 노동시간이 짧은 단시간 노동자 비율은 2년 전 6.1%에서 지난해 6.3%로 올라 올해도 같은 수치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시간 노동자는 근로계약이 정해진 기간제 신분이건 따로 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이건 모두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단시간 노동자의 증가는 이미 여러 해에 걸쳐 나타난 경향이지만 여느 해에 비해 최근 많이 오른 최저임금의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급이 올라가니 사용자들이 전체 월급을 올리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경향이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공시에선 기간제 노동자의 비중도 2017년 24.1%, 2018년 23.5%, 올해 22.3%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여전히 1000명 이상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0명 이상 기업에서 소속 외 노동자 비율은 20.9%로 300인 이상 전체에 견줘 2.8%포인트 높았다. 주로 건설업(66.3%), 운수 및 창고업(27.6%),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26.8%), 제조업(23.5%)에 소속 외 노동자가 많았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이 눈에 띈다. 사내하청 비율이 높은 조선업의 소속 외 노동자 비율은 지난해(57.1%)보다 3.5%포인트나 오른 60.6%로 파악됐다. 최근 조선업 경기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인력 구조조정의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주로 소속 외 노동자로 일하는 비율(20.0%)이 여성(14.7%)보다 높은 반면, 여성은 기간제(26.1%)와 단시간 노동자(11.3%)로 일하는 비율이 남성(20.0%·3.4%)보다 높았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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