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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22 16:40 수정 : 2019.07.22 17:41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등 택배 노동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16~17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택배 노동자들의 여름휴가를 보장할 것을 택배사와 인터넷 쇼핑몰 등에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택배노동자들, 휴가 보장 촉구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등 택배 노동자들이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16~17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택배 노동자들의 여름휴가를 보장할 것을 택배사와 인터넷 쇼핑몰 등에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택배 일을 시작한 지 10년쯤 된 김광석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장(43)은 각각 중학생, 유치원생인 아이들에게 ‘잠만 자는 사람’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출근해 자는 시간에 퇴근하니 일요일엔 녹초가 돼 잠만 자는 탓이다. 겨우 기운을 차려 아이들과 놀아주려고 해도 영화관처럼 활동량이 적고 가까운 곳밖에 못 간다. 하루 평균 2만5천보를 걷는 출근날을 생각하면 체력을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아이들은 아빠랑 캠핑도 가고 물놀이장도 가는데 우리 애들은 그러지를 못하니.... 2~3일 휴가라도 갈 수 있으면 그런 데도 갈 수 있을 텐데, 같이 마음껏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어서, 법적으로 휴가를 보장받지 못한다. 회사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휴가를 내려면 자신을 대신해 배송할 사람을 자기 돈 주고 구해야 한다. 그나마 우정사업본부와 계약한 위탁택배원은 단체협약에 휴가가 규정돼 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는 우체국도 제법 된다.

이 때문에 택배 노동자들이 8월16~17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하고, 휴가를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택배연대노조, 전국택배노조로 구성된 ‘택배노동자기본권쟁취투쟁본부’는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택배 노동자에게도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휴가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과 같이 택배 노동자가 제대로 된 휴식도 누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고객 물건이 안전하게 배송되는 최소한의 서비스 질 보장도 요원하다”며 택배사와 홈쇼핑 업체, 온라인 쇼핑몰이 8월16~17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하는 데 동참하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2014년 휴가철에 케이지비(KGB) 택배가 배달 지연 문제를 고객사와 사전 협의하고, 회사 차원에서 택배 노동자의 여름휴가를 보장한 전례가 있는 만큼 ‘택배 없는 날’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은 “고객사와 사전에 협의를 하고,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택배사와 고객사 등에 공문도 보내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일부 우체국이 단체협약에 명시된 위탁 택배원 여름휴가 관련 협의를 거부하거나, 휴가를 가려는 위탁 배달원의 물량 배달을 다른 위탁 배달원에게 강요해 사실상 휴가를 거부하고 있다며 해당 우체국과, 계약 주체인 우체국물류지원단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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