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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4 15:51 수정 : 2019.10.14 21:46

지난 9월18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소속 새노조 조합원들이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새노조 제공

자회사 노동자들 “임금·복지 모두 생각했던 것과 달라”
새노조 “이달 말 도공 본사 소속 확인하는 소송 낼 예정”

지난 9월18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소속 새노조 조합원들이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새노조 제공
한국도로공사(도공)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경북 김천 도공 본사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가 정답’이라는 도공 쪽의 설명을 믿고 톨게이트 수납 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택한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노동 환경이 좋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소송인단을 모집해 도공 소속을 확인하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도공은 지난 7월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만들어 전체 수납노동자 6500여명의 이적을 요구했다. 이때 5000명은 자회사로 적을 옮겼고 1500여명은 이를 거부해 해고됐다. 하지만 14일 <한겨레>가 인터뷰한 자회사 소속 수납노동자 6명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초과 노동으로 도공에서 자회사 전환 때 약속한 ‘임금 30% 인상’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경남 창원에서 일하는 이희정(33)씨는 “미납 전화를 돌리기 위해 2명씩 두던 일근자를 1명밖에 못 둔다”며 “일부 영업소는 한달에 4~6번 하던 야간 근무를 7~8번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일하는 중증 지체장애인 ㄱ씨는 “사람이 부족해 입구와 출구를 혼자서 담당할 때도 있다. 7~8차선 거리의 지하 통로를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납 업무만 하게 해주겠다는 약속과 달리 ‘잡일’도 여전하다. 이씨는 “화장실 청소를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요금소 주위에 유리창을 닦거나 화단 관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회사 전환에 동의한 기존 자회사 노동조합에 대항해 지난 8월 200여명 조합원이 모여 꾸린 새노조 김종명(55) 사무국장은 “현재 주말이나 휴일에는 급식이 안 돼서 노동자들이 직접 밥을 해서 먹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도 줄었다. 김학기(52) 새노조 부위원장은 “이전에 월 200만원씩 나오던 사무용품 구입비나 간식비가 월 6만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새노조는 이달 말 자회사 소속 수납노동자들이 도공과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에 있다며 이들의 사용자가 도공임을 확인하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내기로 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자회사는 독립성이 결여된 도공의 노무 대행기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도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회사로 온 분들 중에서 만족도가 높은 사람들도 많다”며 “임금은 지난해 대비 30% 인상했다. 인력이 1500여명 줄었지만, 900여명의 기간제 노동자를 채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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