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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7 14:43 수정 : 2019.11.27 14:47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분향소에서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 고개 숙여 기도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분향소에서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 고개 숙여 기도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한 산, 한 산, 힘들게 넘어왔다. 모든 산이 중요하다. 용균이한테 이번 산을 넘을 때도 힘을 달라고 말했다.”

고 김용군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아들의 1주기 추모분향소에서 물끄러미 영정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다.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였다. 아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건넸는지 묻는 기자에게 김씨는 위와 같이 답했다.

이날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위원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태안화력의 실질적 책임자인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구속처벌을 촉구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한국서부발전 소속의 발전소다. 지난 2월 5일 한국서부발전은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와 합의에서 “본 사고는 하청구조로 인한 부족한 인력과 안전관리시스템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인정했다. 태안화력발전소 9·0호기 인력투입에 대한 용역계약도 태안화력본부가 아니라 한국서부발전이 결정했다. 2015년 7월에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이 체결한 용역계약서에는 `일근 5명과 교대자 80명' 등 세부사항이 구체적으로 쓰여있다. 그러나 “화력발전소 운영은 24시간 연속 업무로 원청이 하청업체에 업무지시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음에도 불구하고 “불법파견 시비를 피하기 위해 원청은 불명확하고 소극적인 지시를 할 수밖에 없어 사고의 위험은 높아졌다”고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지난 8월 19일 발표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유가족과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원청의 책임을 묻는 여러 까닭이다. (▶관련 기사:김용균 특조위 “하청노동자는 죽음마저 차별”)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분향소 앞에서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백소아 기자

그래서 고 김용균 노동자의 유가족과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2019년 1월 11일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과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사장 등 16명을 고소, 고발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주요 혐의로 들었지만 이의 적용이 어려울 경우, 업무상과실치사로 처벌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태안경찰서는 고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지 320일이 지난 11월 20일 태안경찰서는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과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사장을 `혐의 없음'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 채 11명에 대해서만 업무상과실치사로 송치했다. 그 11명에 대해서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모두 `혐의 없음'이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노동자 1명이 사고로 숨질 때 원청에 불과되는 벌금은 평금 400만원, 최근 10년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금고·징역형 이상을 선고받는 사례가 1%도 안 된다”며 현재 우리나라 노동자의를 둘러싼 위태로운 현실을 지적한 바 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1주기를 눈앞에 둔 오늘도 눈앞에 겹겹이 펼쳐진 산들 앞에서 어머니는 다시 한 번 힘을 모아본다. 아들에게 한 약속을 마음에 새기며.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분향소 앞에서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백소아 기자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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