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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7 17:15 수정 : 2019.11.27 17:32

직장갑질119가 27일 공개한 ‘프리랜서 감별사’ 체크리스트

직장갑질119 사례를 통해 본 갑질 사각지대 ‘특수고용노동자’

직장갑질119가 27일 공개한 ‘프리랜서 감별사’ 체크리스트

“근무형태는 그대로인데, 난데없이 ‘프리랜서’가 됐어요.” 미용사로 일하는 ㄱ씨는 지난 1월 직장으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들었다. 전 직원의 근로계약을 ‘프리랜서 계약’ 형태로 바꾼 것이다. “계약서를 쓰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완전한 강요였어요.” 업체 쪽은 ‘직원들의 근무가 태만하다’며 실적을 중심에 두고 급여체계도 바꿨다. 출퇴근시간, 휴무시간, 휴게시간은 모두 변하지 않았다.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프리랜서 처지가 됐으니 퇴직금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고민이다.

최근 대리운전 기사와 택배 배달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소송을 통해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미용업계 등에서는 기존 근로계약을 ‘프리랜서 계약’ 형태로 바꾸며 특수고용노동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직장갑질119가 27일 공개한 ‘프리랜서 감별사’ 4계명. 직장갑질119 제공

27일 노무사·변호사 등이 꾸린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보도자료를 내어 “미용업계 등에서 입사시엔 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가 프리랜서 계약서로 바꾸거나, 애초부터 프리랜서 계약서를 체결하는 사례들이 잇따라 제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조는 미용실과 네일아트샵, 애견미용샵(동물병원)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단체는 덧붙였다. ‘견습’ 미용사로 일하며 기술을 익히는 동안 프리랜서로 계약했다가 정식 미용사가 되어도 프리랜서로 계약하길 강요한다는 것이다. 동물병원에서 애견미용사로 일하는 ㄴ씨 역시 유니폼에 명찰까지 받아서 온종일 일하지만 ‘프리랜서’다. ‘기본급 70만원에 인센티브 7퍼센트(%)’라는 박봉을 받는 미용사 ㄷ씨는 프리랜서지만 미용실에서 주 5일 10시간씩 일한다. 4대보험도 가입하지 못했다. ㄷ씨는 “원장님들은 나 때는 주 6일 11시간씩 일하며 40만원씩 받았는데 세상 좋아졌다”며 월급을 준다고 했다.

미용업계만이 아니다. 방송작가나 조연출 등 방송업계 노동자들도 ‘프리랜서’로, 방송이 불방될 경우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살인적인 장시간 근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방송업계의 한 제작스태프는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했고 계약서엔 ‘어떠한 경우에도 노동법에 따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문구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제보했다.

직장갑질119는 “‘프리랜서’ 근로자들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조항을 적용 받는 근로자의 범위를 ‘다른 근로자 및 해당 사업장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제3자’도 포함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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