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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8 21:03 수정 : 2019.11.29 09:48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IT기업 경영진의 ‘주 52시간제 비판’에 공동성명
“밤새 일하다 죽는 ‘야만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택진이 형, 밤샜어요?” “일찍 일어나 일하고 있어요.”

밤새 불이 켜진 엔씨소프트 사옥을 배경으로 한 이 게임 광고에선 ‘크런치 모드’(업무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근무하는 것)를 혁신과 근면으로 포장하지만, 현실에서 정보통신(IT) 업계의 장시간 노동은 과로사까지 빚어낼 정도로 심각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와 국회가 주 52시간제 도입 취지에 역행하는 정책을 추진하자 이 업계 노동조합들이 비판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수도권본부 아이티(IT)위원회 소속 4개 지회(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는 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티 노동자들은 서비스 출시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밤새 일하다 사람이 죽는 야만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정부와 국회는 기업들의 일방적인 요구만 반영한 주 52시간제 위반 사업주 처벌유예 방침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법안 논의 등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지회장은 “이달 초에도 300인 미만 중소 게임회사에서 한 개발자가 96시간 연속 근무를 하다가 응급실로 실려 갔다는 폭로가 나왔을 정도”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지난해 판교 아이티 업계에 노조 설립 붐을 일으켰던 이들이지만, 공동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최근 아이티 업계 경영진 등이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하려는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위기의식’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출신인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노동자들이 더 일할 권리를 주 52시간 상한제가 제한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같은 달 8일 “중국은 6개월 만에 새 제품이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주 52시간제 때문에) 1년이 걸려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1970년대 잠을 쫓기 위해 ‘타이밍’ 먹고 일하던 시대로 돌아가자고 한다. 노동시간 단축 정책의 성과를 되돌리려는 모든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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