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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6 17:54 수정 : 2005.01.06 17:54

“B자·m자도 꼭같다” 새 의혹 속속 제기
“법적 하자 없다” 지만 도덕성 문제 남아

문화방송 새 기업이미지(시아이)의 ‘표절’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네티즌을 중심으로 새로운 ‘표절’ 의혹과 자료들이 잇달아 제시되고 있으나, 문화방송 쪽은 6일 “법률자문 결과 어떤 법적 문제도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한쪽에선 문화콘텐츠 기업을 표방하는 공영방송사가 표절 논란의 빌미를 주는 새 시아이를 거름장치 없이 내놓은 뒤 계속 고수하는 것은 법률적 판단에 앞서 도덕적 신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문화방송 새 시아이(사진1)와 관련해 새롭게 제기된 표절 의혹은 두 가지다. 먼저 문화방송 새 시아이의 핵심 의미를 담고 있는 가운데 B자 모양이 금속열처리 전문 다국적기업인 보디코트사(bodycote.com)의 로고(사진2)를 빼다박다시피 닮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둘 다 검은 색 B자 가운데 ‘빨간 네모’ 모양을 담고 있다. 폭과 길이의 비율이 미세하게 다를 뿐,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첫 글자인 ‘m’자의 글자체도 ‘카피’ 의혹을 받긴 마찬가지다. 네티즌들은 국내의 디자인 관련 유명잡지인 <맥마당>(macmadang.com)의 로고(사진3)와 흡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맥마당> 로고는 m자의 가운데 윗부분이 약간 들어간데 비해, 새 시아이는 윗부분이 평평하다는 점만이 다르다. 네티즌 ‘홍길동’은 “C만 살짝 바꿨네요”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빨간 네모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있다. <맥마당> 관계자는 “<맥마당>은 국내 디자인업계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잡지인데 설마 일부러 글자체를 표절했으리라고 보진 않는다”며 “하지만 ‘빨간 네모’는 콘셉트가 똑같다는 점에서 표절로 볼 수 있는만큼 문제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문화방송은 지난 3일 새 시아이를 선포하며 “‘빨간 네모’가 새 시아이의 중심 그래픽 모티브”라며 “이는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매개체로서의 모든 미디어를 표현한 것으로, 시청자와의 소통의 창과 재미, 감동, 정보를 담은 고품격 콘텐츠 상자를 동시에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방송은 또 “이는 시청자와의 쌍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 창구로?열린 방송을 지향하며 시청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하겠다는 엠비시의 방송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며 “빨간 색을 적용함으로써 세상의 아침을 여는 역동성과 생명력, 인간을 위한 미디어라는 감성적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이런 핵심가치를 담은 디자인이 대규모 다국적기업의 로고와 ‘똑같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디코트사는 세계 22개 나라에서 금속가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이다. 네티즌 ‘frog’는 “국제적 망신”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문화방송 쪽은 6일 보도자료를 내어, 표절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법률자문 결과 △보디코트사의 상표권이 국내에 등록돼 있지 않아 시아이의 국내 등록에 문제가 없고 △보디코트사와 업종이 달라 해외 등록도 가능하며 △만인공유의 문자에 대해 독점을 인정하는 저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점차 단순한 ‘디자인 표절’ 여부를 넘어 문화콘텐츠 기업으로서 문화방송의 도덕적 책임 공방으로 번져가고 있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표절’ 의혹이 거센 시아이를 고수하겠다는 것은 문화콘텐츠를 다루는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공영방송인 엠비시가 시청자와의 약속을 담은 중요한 새 시아이를 내놓으며 ‘표절’ 문제에 대해 제대로 검토를 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화적 가치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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