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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31 11:16 수정 : 2018.05.31 15:35

사진 정성산 페이스북 캡처

민언련, 시민방송심의위원회 발족
첫 안건으로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시민 대다수가 ‘방송 공적책임 위반’ 적용

사진 정성산 페이스북 캡처
세월호 참사의 상징인 노란 리본을 나치 표식인 다윗별에 비유한 종합편성채널 <티브이조선>의 ‘김광일의 신통방통’(5월9일 방송)을 시민들이 심의한 결과는 법정제재였다. 이 사안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이미 접수돼 있어 시민의 의견과 얼마나 부합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정치 심의’ ‘봐주기 심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방심위를 견제·감시하기 위해 시민 방송심의위원회를 지난 23일 발족했다고 31일 밝혔다. 왜곡·오보·막말·편파를 일삼는 방송사들에게 방심위에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지 않도록 시민들이 직접하는 심의 결과를 전달해 시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입각한 심의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시민 방심위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에 새로운 안건을 인터넷 누리집에 공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제재 수위와 적용 조항을 제안하도록 했다.

시민 방심위의 출범 첫 안건은 지난 9일 방송된 티브이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이었다. 진행자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세월호 참사의 상징인 노란 리본을 나치 표식인 다윗별에 비유해 방송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자 폭력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 방송에선 2014년 9월에 세월호 참사 특별법 요구 단식 농성에 맞서 극우단체 진행의 ‘폭식투쟁’에 참여한 탈북민 정성산씨가 나온다. 정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누군가가 세월호 리본을 그리고 “가당찮은 신념 따위로 사람이 먹는 음식을 팔다니”라는 비난 벽보를 붙이자 세월호 리본을 비난한 것이다. 타인의 영업장에 리본을 그리고 벽보를 붙인 행위 자체는 엄연한 불법이고 잘못된 것이나, 극히 일부 시민의 행위를 빌미로 세월호 리본 자체를 ‘나치’와 동일시 한 것은 도를 넘은 비약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민언련은 이 안건을 인터넷 누리집에 공개하여 일주일간 시민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해당 안건에 시민 26명이 심의 의견을 제출했다. 이중 25명이 법정제재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제재는 종편 재승인 때 벌점이 부여되는 중징계다. 법정제재에서도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과 ‘경고’가 각각 8명(31%)으로 가장 많았고 ‘관계자 징계’가 6명(23%), ‘주의’가 3명(11%)으로 뒤를 이었다. 행정지도는 1명에 그쳤다. 제재 수위는 행정지도 가운데 가장 높은 ‘권고’였다. 연령, 성별 구분은 참여 시민 26명 가운데 남성 18명 여성 8명, 20대 2명-30대 11명- 40대 9명- 50대 2명- 60대 이상 2명으로 조사됐다.

시민들이 법정제재를 결정하면서 적용한 조항들도 방송이 지켜야 할 가장 근본적 가치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은 시민들이 티브이조선이 위반했다고 적용한 조항은 방송심의규정 제7조 ‘방송의 공적책임’이다. 시민 26명 가운데 22명이 택했다. 이어 제14조 객관성(14명), 제25조 윤리성(13명), 제20조 명예훼손 금지(12명), 제21조 인권보호(11명) 조항 순이었다. 심의 조항은 심의위원 1명이 다수 조항을 중복 적용할 수 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시민들은 이 사안에 대해 강력한 중징계를 결정한 만큼 실제로 경고 이상은 나와야 한다. 특히 시민들의 적용조항을 보면 객관성, 윤리성보다 방송의 공적 책임이 압도적으로 높다. 시민들이 방송의 공적 책임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종편들이 의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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