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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27 20:22 수정 : 2018.06.27 22:17

지난 6일(현지시각), 포르투갈 이스토릴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의 제70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 2018’(WNC18) 본행사에서 마이클 골든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포르투갈 세계편집인회의 참관기

지난 6일(현지시각), 포르투갈 이스토릴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의 제70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 2018’(WNC18) 본행사에서 마이클 골든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가히 ‘인공지능(AI) 저널리즘’의 시대다. ‘로봇스쿨’에서 교육받은 인공지능 로봇이 전문화된 독자 맞춤형 뉴스를 생산·유통하고 독자 타깃 마케팅, 악성 댓글 관리까지 도맡는 등 외국 언론들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이 폭넓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시황과 스포츠 기사 작성 등에 주로 활용되던 인공지능이 디지털 저널리즘 혁신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지난 6~8일(현지시각) 포르투갈 휴양도시 이스토릴에서 세계신문협회(WAN-IFRA) 주최로 열린 세계편집인포럼(WEF)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화된 디지털 혁신 전략과 성공 사례를 전세계 언론인들이 공유하는 자리였다. 인공지능은 단연 눈길을 끈 의제 가운데 하나였다.

먼저 인공지능 ‘학교’의 출현이다. 프랑스 언론인 출신 인공지능 트레이너 브누아 라파엘은 ‘에이아이(AI)가 왔다. 그것은 당신의 비밀무기가 될 것이다’라는 세션에서 인공지능이 완벽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교육을 위해 ‘로봇스쿨’이라는 새로운 가상의 물리적 플랫폼을 도입했다”며 “여기서 어린 로봇을 훈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교육받은 로봇들은 다른 회사로 입양된다. 그가 속한 ‘미디어 인공지능 혁신가기업’은 로봇스쿨을 수료한 인공지능, 일명 ‘플린트’(Flint)를 지난해까지 5개 회사에 입양시켰다. 플린트는 머신러닝(자신의 동작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에이아이의 능력)과 인공신경망 기술을 기반으로 매일 인터넷에서 품질 높은 콘텐츠를 선별해서 이메일로 전달하는 일을 한다.

대형 법률회사·사회운동단체 등 로봇을 입양한 기관들은 로봇에게 협업을 가르치고 로봇의 외모도 꾸몄다. 라파엘은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다국적 법률회사 베이커 매켄지에는 인공지능 로봇인 ‘랜스로’(Lancelaw)가 있다”며 “변호사들에게 트레이닝 받은 랜스로는 다른 변호사들에게 법률 서비스의 변화와 혁신에 관한 맞춤 뉴스를 매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사회운동가를 위한 인공지능 ‘엘라’(Ella)는 성차별·젠더 이슈와 관련해 편향과 편견을 가진 뉴스를 뽑아서 전달해주고, ‘액센추어’라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및 전문 서비스 회사는 로봇에게 리서치 업무를 훈련시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라파엘은 “로봇은 인터넷에서 자기가 읽은 콘텐츠가 품질 높은 콘텐츠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우리는 인간의 전문성을 기술과 결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인간이 로봇과 협업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개발 취지를 밝혔다. 인공지능의 전문성도 결국 인간에게서 온다는 얘기다.

지난 6일 오후 열린 ‘뉴스 속 여성’ 세션에서 지구촌 곳곳에서 온 기자들이 영국 <비비시>(BBC) 관계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인공지능을 애플리케이션에 실어 독자 타깃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른바 성향 모델(Propensity Models)도 제시됐다. 스웨덴 미디어 그룹 ‘십스테드’ 인공지능 담당자인 아텔라치 아가우는 “사용자 계정에 따른 행동 패턴을 분석하면 구독과 이탈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자동으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독자의 니즈(요구)가 무엇인지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좀 더 개인화된 프런트 페이지(Personalization: Front Page) 구축도 가능하다”고 했다. 독자 프로파일링(조사)이 모든 언론사의 사활적 과제가 된 상황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독자 분석은 하나의 대안으로 꼽을 만하다.

온라인 댓글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문화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댓글은 참여와 소통 측면에서 중요한 수단이 아닐 수 없다. 언론사가 악성 댓글을 방치하거나 폐지하는 대신 조정하고 관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은 댓글 정책의 대안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회사 ‘직소’의 개발 책임자 퍼트리샤 조르지우는 “많은 언론들이 댓글을 달 수 없도록 기능을 제한할 때 우리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악성 댓글의 특징을 잡아내는 에이아이를 만들었다”며 “이를 도입한 <뉴욕 타임스>는 이후 댓글이 달리는 기사가 3배가량 늘었다. 댓글 조정과 관리에 드는 시간도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뉴욕 타임스>에는 많은 댓글 조정 관리자가 있었지만 수많은 댓글로 가득 찬 누리집에서 악성 댓글을 찾는 비율은 10%에 불과했다”며 “결과적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업무의 속도와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토릴/글·사진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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