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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29 17:49 수정 : 2018.07.03 16:08

아메리칸대학교의 IRW는 자신들과 함께 하는 미디어를 사무실 입구에 소개해두었다.

비영리 탐사보도 온라인 매체와 전통 매체가 동시에 보도
한국도 서서히…5월 KBS·뉴스타파·프레시안 공동 보도

아메리칸대학교의 IRW는 자신들과 함께 하는 미디어를 사무실 입구에 소개해두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난 직접적 계기는 ‘한겨레’와 ‘TV조선’, ‘JTBC’의 보도 때문이었다. 하지만 협업이라고 하기보다는 각 언론사가 선의의 취재 경쟁을 하면서 각자 언론으로써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언론사 사이의 협업은 아직 낯설다. ‘단독’ 경쟁이 있는 한 그럴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언론사들의 합종연횡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 있는 비영리 탐사보도 온라인 매체 ‘마셜프로젝트’를 방문했다. 이 매체는 2014년 설립된 미국 법조 전문 매체로 미국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탐사보도하고 있다. 이 매체는 LA타임스, CBS 뉴스 등 100여개 매체와 협력하고 있다. 라디오나 TV같은 이종 매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월10일에도 LA타임스와 마셜프로젝트가 ‘감옥에서 출소한 뒤 경찰을 살해한 갱’ 관련 보도(A gang member killed a cop nine days after he got out of jail. Did California's justice reforms play a role?)를 함께했다.

지난 12일 미국 뉴욕 마셜프로젝트 사무실에서 빌 켈러 편집장이 한국 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전 뉴욕타임스 편집장인 빌 켈러(69) 마셜프로젝트 편집장은 “지역 신문사나 방송국에서는 시간이나 비용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탐사보도를 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탐사보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사 주제를 정할 때) 어느 매체와 함께할 지도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13일 찾아간 비영리탐사보도 온라인 매체 ‘프로퍼블리카’도 비슷했다. 5월 30일 보도한 ‘잘못된 일리노이주 미시시피강 제방’ (Wrong Side of an Illinois Levee District Are Treading Water) 보도를 예로 들 수 있다. 제방때문에 옆 동네가 홍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탐사보도였다. 프로퍼블리카의 환경 전문 기자와 ‘더 텔레그래프 오브 알톤’(The Telegraph of Alton)이라는 일리노이주 알톤 지역신문 기자가 함께 기사를 썼고 같이 실었다. 프로퍼블리카 역시 뉴욕타임스, 뉴요커같은 활자매체뿐 아니라 방송, 라디오등과도 협업한다. 함께 하는 매체는 40여개가 된다.

홍보담당자인 조민희 씨는 “바이라인에 회사 이름과 기자 이름을 함께 표기하고 배포 시간을 맞춘다. 협력사에서 독자적으로 기사를 수정할 수 없다. 번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미국 뉴욕에 있는 프로퍼블리카 사무실에서 조민희 프로퍼블리카 홍보담당자가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매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디시에 있는 아메리칸대학교의 찰스 루이스 교수가 지도하는 저널리즘센터인 IRW(Investigative Reporting Workshop)도 전통 매체에 자신들의 기사를 싣는다. IRW 홈페이지에는 협력사 4곳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 민영방송 NBC 뉴스, 케이블텔레비전 ‘쇼타임’, 공영방송 PBS의 ‘프론트라인’ 이다.

미국에서 성공한 쇼 ‘CBS 60분’의 제작 PD였던 찰스 루이스 교수는 지난 18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워싱턴포스트 탐사보도 에디터가 우리 대학 교수이기 때문에 협업하는 데 보다 수월하다”라고 말했다.

전통 매체와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가 함께 하는 이유는 둘 다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다. 전통 매체는 뛰어난 탐사보도기자가 있는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운 비영리 매체의 취재물을 공유할 수 있고, 비영리 매체는 자신들의 기사를 보다 많은 독자,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디시의 아메리칸대학교에서 IRW대표인 찰스 루이스 교수가 한국기자들을 만났다. 최우리 기자
한국 사정은 어떨까.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5월 KBS와 프레시안,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삼성전자 전무 기술 유출 의혹 관련 보도를 공동으로 했다. 각 사에서 삼성을 취재해 온 기자들이 협업한 결과였다. 뉴스타파 김경래 기자가 친정이었던 KBS에 가서 ‘김기자의 눈’이라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지금까지는 잘 안 이뤄졌지만 공영방송이 정상화되면서 달라지고 있다. 영상, 데이터 위주인 뉴스타파 콘텐츠를 활자 매체에서도 싣는다면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KPF 디플로마-탐사보도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뉴욕·워싱턴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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