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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1 05:01 수정 : 2018.08.01 09:56

[미디어 전망대]

한국 언론 신뢰도 낮지만
인터넷 기반 뉴스플랫폼은
뉴스시장 활성화의 변인
매체 공신력이 유료화 조건

시민들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38개국을 조사해 지난 1월 발표된 미국 퓨리서치센터 보고서(①)와 37개국을 대상으로 한 영국 로이터재단의 <디지널 뉴스 리포트 2018>(②)을 검토해 보면 한국인의 뉴스 미디어 이용 행태 및 평가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찾아낼 수 있다.

먼저, 한국은 그리스와 더불어 언론에 대한 신뢰도 수준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①의 조사에서 20%를 약간 넘어 그리스보다 높았지만, ②의 조사에서는 1%포인트 낮은 25%로 꼴찌를 기록했다. 둘째, 언론의 의제설정기능(44%), 보도의 정확성(36%), 보도의 공정성(27%), 정치권력 감시 기능(26%) 네 가지 영역에서 긍정적인 응답률이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조사①). 셋째, 뉴스 신뢰도가 19%로 낮지만 인터넷과 사회네트워킹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얻는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조사①). 인터넷뉴스 이용률의 경우 한국(80%)과 스웨덴(70%) 등 5개국이 60%를 넘었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사이트 뉴스 이용률은 한국(57%), 레바논(52%) 아르헨티나(51%)만이 50% 이상을 기록했다. 넷째, 온라인 뉴스를 이용하기 위해 언론사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하는 이는 5%로 전체 평균 32%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조사②). 다섯째, 팟캐스트 접속 경험자 비율이 58%로 영국과 네덜란드(각 18%)의 세 배가 넘었고, 온라인 동영상 뉴스 이용 비율(78%)이 전체 평균(6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조사②). 여섯째, 50대 이상 연령층의 인터넷(64%)과 사회관계망사이트(45%) 뉴스 이용률이 가장 높아 디지털뉴스 플랫폼 의존도의 세대 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었다(조사①). 마지막으로, 뉴스 매체 신뢰도 평가에서 북유럽 및 영국은 공영방송이 상업방송보다 높았지만 한국은 이와 정반대였다(조사②). <한국방송>(KBS) 뉴스를 신뢰한다는 응답률(46%)은 <제이티비시>(JTBC)(60%)보다 낮고 <와이티엔>(YTN)(46%)과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저널리즘 환경에 처한 것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그렇게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가령, 상업방송이 공영방송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조사결과는 저널리즘의 질적 수준이 매체 공신력을 확보하는 첩경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실제 사례이다. 다양한 인터넷 기반의 뉴스 플랫폼, 그리고 세대 간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 온라인뉴스 의존도 또한 뉴스 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변인이다. 포털이 지배하는 뉴스 유통 과정은 포털이 공적인 저널리즘 가치를 우선시 하는 뉴스 배열 알고리즘을 채택할 때 오히려 바람직한 뉴스에 노출될 기회를 높인다. 어쩌면 좋은 뉴스를 이용할 시민이나 이를 유통시킬 플랫폼은 이미 준비된 셈이다. 언론사와 기자들만 좋은 뉴스를 만들면 된다.

2018년 세계뉴스미디어 총회와 세계신문협회 총회 참가자들은 독자에 기반한 수익 창출 모델 개발이 언론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핵심 전략이라고 말한다. 독자 중심 유료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변인은 매체의 공신력이다. 광고주가 아닌 독자를 위한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와 민간인 국정농단 폭로 과정을 거치면서 시민을 위한 뉴스 생산이 공신력을 높이는 유일한 지름길이라는 것을 지켜봤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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