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홈쇼핑서 허위과장광고 가장 많은 제품은?

언론법학회 학술대회서 6년간 방송심의 위반 건수 분석
화장품·건강기능식품·가전제품 순…개선효과·할인가 부풀려

헤어트리트먼트, 다이어트식품, 전기밥솥, 김치냉장고….

티브이 홈쇼핑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방송심의를 여러 차례 위반한 품목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가전제품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티브이홈쇼핑 산업과 규제’를 주제로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국언론법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이영희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겸임교수가 2013년부터 2018년 7월까지 방송심의 위반건수를 분석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6년여간 심의대상이 되었던 품목은 주방용품, 여행상품 등 26가지인데 가장 여러 차례 규제 대상이 되었던 품목은 화장품(기능성)으로 총 70건이었다. 그 다음이 건강기능식품 69건, 가전제품 62건 순이다. 4위는 식품인데 44건으로 예전보다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 횟수가 가장 적은 품목은 차량용품으로 1건이었다.

화장품은 사례별로 차이가 있으나, 피부 또는 두피 건강의 개선효과를 과장하거나 인위적으로 다른 화장법에 따른 부적절한 비교 시연 장면 등이 제재를 받았다. 방심위가 지난 7월 ‘관계자징계’의 중징계를 내린 현대홈쇼핑의 ‘차홍 트리트먼트’ 판매 방송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와 무관하게 해당 제품 사용 때 모발 굵기 증가의 효능이 있다고 강조하거나, 제품의 효능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내용이었다. 전면 영상으로 제품의 사용 전후 모습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모델의 모발 상태 및 헤어스타일 등의 조건을 현저히 다르게 연출한 화면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모발이 점점 바르면 바를수록 튼튼해지나까 처음엔 조금 부드럽고 풍성해보이고 나중에는 모발이 점점 건강해지는 거예요 ”“탄탄하게 두꺼워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어요” 등의 방송 멘트도 제품 효능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이는 심의 규정 27조(화면비교) 위반에 해당한다.

건강기능식품도 건강에 관심많은 사람들을 겨냥해 마치 의약품과 동일한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들이 제재를 받았다. 시제이오쇼핑의 ‘천보공진원’은 의약품 ‘공진단’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어 문제가 됐다. 다이어트식품도 뱃살 감소효과에 대한 단정적 표현이나 인체 적용 시험결과에 대한 과도한 일반화 등이 도마에 올랐다.

가전제품 부문에선 롯데홈쇼핑이 김치냉장고 위니아 딤채 판매방송을 진행하며 시중에서 400만~500만원대에 판매되는 상품을 절반 가격인 200만원대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처럼 소개하고, 핵심 성능 및 기능이나 주요 부품들의 특장점 등은 무시해 소비자를 기만한 사례로 적발돼 관계자징계를 받았다. 또 실제 구매 영수증이 아닌 백화점 임의 발행 영수증을 근거로 제품가격을 비교 설명한 쿠쿠 압력밥솥 방송은 중요사항을 은폐하거나 근거가 불확실한 표현의 방송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과징금 처분까지 받았다.

방심위는 올초 강상현 위원장이 들어선 이래 홈쇼핑 허위·과장광고 전담팀을 만들어 강력 단속에 나서고 있다. 상품판매방송은 광고의 성격을 지녔으나 이 역시 방송이기에 방송으로서 공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정기학술대회의 사회는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이경렬 현대홈쇼핑 대외협력팀장,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조소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인희 방심위 상품판매방송팀장, 강명훈 한국티브이홈쇼핑 팀장,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