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12 15:17
수정 : 2018.10.12 16:01
‘여자는 비위 맞춰 주면 기어오른다’ 문장 예문 제시
누리꾼들 거센 비판 “구시대적이고 성차별적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단어장 코너에 ‘오늘의 단어’로 선정한 일본어 표현을 설명하는 예문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문장을 게재해 비판을 사고 있다.
네이버는 12일 단어장의 일본어사전 ‘오늘의 단어’ 코너에 ‘츠케아가루(つけあがる)’라는 일본어 단어를 소개했다. ‘상대방이 점잖거나 관대함을 기화로 버릇없이 굴다. 기어오르다’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다. 그런데 네이버는 이 단어의 예문으로 ‘여자는 비위를 맞추어 주면 기어오른다(女おんなは機嫌きげんを取とれば付つけ上あがる)’는 문장을 제시했다.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문장이다.
심지어 애초 네이버 일본어사전에는 이 단어의 예문이 세 개 게재되어 있는데, ‘여자는 비위를 맞추어 주면 기어오른다’는 예문은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네이버 일본어사전에 제시된 ‘츠케아가루(つけあがる)’라는 단어의 예문은 1) ‘칭찬하면 기어오른다(ほめると付つけ上あがる)’ 2) ‘다정하게 대해 주면 금방 기어오른다(優やさしくしてやればすぐ付つけ上あがる)’ 3) ‘가만히 있으니까 금방 기어오른다(黙だまっているとすぐ付つけ上あがる)’ 등이다.
누리꾼들은 네이버를 비판하고 나섰다. 네이버 단어장 코너 댓글란에서 이용자 ‘mj38****’은 “츠케아가루 예문 구시대적이고 성차별적이다. 실제 단어 예문에는 나와 있지도 않은데 굳이 저걸로 해놓은 이유가 뭐죠 네이버”라고 했고, 이용자 ‘khar****’은 “여혐 한남(여성 혐오 한국 남성의 줄임말)을 문제 출제자로 앉혔나”라고 지적했다. ‘rhrx****’는 “예문을 이런 식으로 만드는 건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요. 담당자 정신 차리세요”라고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애초에 어학 사전 제공 출판사와 함께 논의해서 시스템에서 제외됐던 예문인데, 기술적인 문제로 갑자기 노출됐다. 확인하고 바로 제외 조처를 했다”며 “네이버는 애초부터 성차별적 단어들이 어학 사전에 노출되지 않게 여성가족부 자문단에 참여하면서까지 조처를 취했었는데, 이번 문제는 기술적 오류라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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