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15 16:15
수정 : 2019.05.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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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한국방송>(KBS) 사장이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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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간담회
“대통령 대담 논란, 신뢰 회복 위한 성장통”
“수신료 인상안 내년 총선 뒤 하반기 추진”
저녁 메인뉴스 와이드 편성 계획도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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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한국방송>(KBS) 사장이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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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이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 규정 가운데 징계 권고 조항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앞으로 과거 청산과 관련해 중단되었던 작업들이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양승동 <한국방송>(KBS) 사장은 15일 취임 한 돌을 맞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논란이 불거졌던 사내 과거 청산기구 진미위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진미위는 양 사장이 지난해 4월 취임 뒤 한국방송에서 과거에 벌어진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의 침해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사내 보수 성향의 공영방송 노조는 진미위 규정 중 징계 등 인사조치 권고 조항에 문제를 제기하며 진미위 활동 가처분 신청을 냈다. 1심에선 일부 효력정지 결정이 내려졌으나 14일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규정이 적법하다”며 가처분 기각을 결정했다.
양 사장은 이에 대해 “검찰에 송치된 근로기준법 위반 사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양 사장은 진미위 운영 규정 관련 노동자 동의절차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양 사장은 “지난해 6월 진미위 규정을 만들 때 사내 게시판을 열어 제정 사유를 공유하고 이사회에서 논의과정도 길었다”며 “실질적인 의견 수렴절차를 거쳤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고법에서 진미위 활동의 합법성이 인정됨에 따라 그동안 보류됐던 징계 절차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1년간 활동한 진미위는 다음달 20여편의 보고서를 묶은 백서를 낼 예정이다.
양 사장은 또 “의욕과 의지는 컸으나 국민들 눈높이에 충분하게 부합하지 못한 1년이었다”고 자성하며 “신뢰도 추락을 겪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 회복 가능성은 확인했으나 취약한 점이 많다는 것도 발견했다. 특히 지난 두달 동안 보도와 재난방송에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거듭나는 과정으로 삼고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지난 9일 대통령과 송현정 한국방송 기자와의 생방송 대담 이후 벌어진 각종 논란에 대해 “대담에 이렇게 다양한 반응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송 기자가 많은 긴장과 부담 속에서 진행했는데 인터뷰 내용보다 송 기자에게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 그러나 ‘기자는 칭찬받는 직업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성장통으로 생각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이날 시사토론팀에서 대통령 인터뷰를 두달 전에 제안했으나 1주일 전에 답이 왔으며, 일 대 일 대담 방식은 청와대 쪽에서 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를 둘러싼 종합편성채널 등 유료방송과의 비대칭 규제도 언급했다. 양 사장은 “중간광고가 허용되도록 노력했으나 아직까지 안 되고 있다. 종편은 콘텐츠 수익이 늘어나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이나 지상파는 악순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선 “총선이 끝난 내년 하반기쯤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의 메인뉴스인 <뉴스9> 시간을 20분 늘려 와이드로 편성하는 한편 사내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을 개선하는 작업 등도 추진하겠다고 양 사장은 밝혔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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