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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31 14:37 수정 : 2019.07.31 19:46

31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가운데)을 포함해 문화방송 경영진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혀
조사위, “직장 괴롭힘 증거는 발견안돼”

31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가운데)을 포함해 문화방송 경영진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MBC)은 업무에서 부당하게 배제됐다는 논란이 일었던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아나운서 고유 업무를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방송은 31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016~2017년도에 입사한 전문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최승호 사장에게 보낸 ‘직장내 괴롭힘 신고’ 메일에 대한 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결과를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지난 15일 발신한 메일은 △본래 업무 공간인 9층 아나운서국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 분리해 놓고 △아무런 업무를 주지 않으며 △사내 전산망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지난 16일부터 시행되는 직장인 내 괴롭힘 방지법에 위배된다며 신속하게 조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문화방송은 공정한 조사를 위해 18일 외부 전문가인 김주현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3명의 조사위원회를 꾸려 신고인들의 면담 등을 거쳐 30일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

조사위가 회사 쪽에 권고한 사항은 “아나운서국의 고유 업무 중에서 적절한 직무를 부여한다. 업무수행의 효율성을 위해 아나운서국 사무실 배치를 원칙으로 하되 공간 사정과 업무 배치 상황을 고려하여 시행한다”라는 내용이다. 사내 전산망은 업무포털에 대한 접속을 이미 모두 허용한 상태다. 다만 조사위는 “해당 아나운서들이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임시로 지위를 인정받아 복귀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규 직원들과 동일하게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는 어렵고, 의도적으로 회사가 이들을 괴롭히려 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신고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므로 노동 인권 측면에서 이를 해소하고, 오해와 소모적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화방송은 이날 아나운서국에서 공간 배치와 업무 분담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했다. 아직 어떤 업무가 주어질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회사 쪽은 조사위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영하 정책기획부장은 “9층 아나운서국에 7명이 다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두 공간을 써야 하는데 일단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을 우선으로 배려하겠다”며 “업무 부여는 공간배치보다 더 어렵다. 캐스팅 영역은 제작진의 영역으로 다른 아나운서들이 적용받는 룰을 똑같이 따르면 된다. 다만 최대한 조사위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것이 회사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은 2012년 파업 중 채용된 보도국 프리랜서 앵커가 최근 행정소송 1심 판결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것과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사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진훈 법무부장은 “2012년 사례는 기간제 근로자에 준해 처우했고, 기간제법 상한 기간이 만료하면서 무기계약직이 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판단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러나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노동위 판정은 판례나 법률 면에서 수용하기 어려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방송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400억원대에 달하는 등 3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발생함에 따라 회사의 지속 가능성 및 미래 성장 동력의 훼손을 우려해 다음달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임원 임금 10% 삭감, 업무추진비 30% 반납 등은 이미 추진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조직 축소, 해외 지사 효율화, 파견 대상 업무 축소 등에 나설 예정이다.

문화방송은 또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은 “지상파의 비대칭 규제, 역차별의 대표 사례가 중간광고인데 이것의 해소는 사실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아 지상파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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