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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31 23:32 수정 : 2019.07.31 23:32

2015년 한자리에 모인 월간 <사진예술> 역대 발행인들. 앞줄 고 이명동 초대 발행인, 뒷줄 왼쪽부터 3대 이기명·2대 김녕만 발행인. <사진예술> 제공

[가신이의 발자취] ‘사진예술’ 초대 발행인 이명동 선생을 기리며

2015년 한자리에 모인 월간 <사진예술> 역대 발행인들. 앞줄 고 이명동 초대 발행인, 뒷줄 왼쪽부터 3대 이기명·2대 김녕만 발행인. <사진예술> 제공
지난 24일 백수를 누리고 소천한 이명동 선생은 평생 사진을 향한 해바라기 열정으로 살았던 외길 인생이었다. 고인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 경북 성주에서 농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0대 때부터 사진전문지인 <아사히 카메라>를 정기구독 했는데, 일본 본사에서 시골마을 구독자가 고맙다며 경북지국장에게 직접 찾아가 보도록 지시했다. 막상 선생을 만난 지국장은 소년 독자란 사실에 놀라워하며 더 깍듯한 예를 갖춰 인사를 했다고 한다. 고인에게 사진잡지는 사진과 첫 인연이자 사진 스승이었다. 훗날 은퇴할 나이인 일흔에 월간 <사진예술>을 창간하여 사진에 대한 마지막 열정을 남긴 것이 <사진예술>이니, 바로 선생의 사진 인생 처음과 끝이 사진잡지인 셈이다.

선생은 “기관총이나 소총 탄환은 맞아도 죽지 않는다. 폭탄만 정통으로 맞지 않으면 어디든지 카메라와 함께 간다”는 투지로 육군 보병 제7사단에서 종군 기록사진가로서 3년간 한국전쟁을 기록했다. 중동부전선의 고지전을 비롯하여 일선 사단의 처참한 전투 상황을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눌렀다. 그 공로로 무공훈장(화랑금성·화랑은성·화랑무성) 3가지를 모두 받았고, 사진기자로 국립서울현충원에 묻힌 드문 영광을 누렸다.

선생이 남긴 수많은 족적 가운데 가장 가슴 뭉클한 일화가 있다. <동아일보> 사진기자 시절인 1960년 4월 19일 경무대 발포 순간 포착은 선생의 대표 사진이다. 선생은 “역사적 현장을 증언할 기자가 나 혼자뿐이니 오히려 영광이지 않은가”라며 앞장서 나아갔다. 시위대와 거리가 10여 미터 정도로 좁혀진 순간 경찰이 실탄 사격을 개시했다. 그때 시위대 사이에서 총을 맞고 비틀거리는 2명의 학생을 발견한 선생은 도망 가는 대신 목숨 걸고 셔터를 눌렀던 것이다. 선생은 ‘4·19’를 취재한 공로로 이듬해 ‘제10회 서울시 문화상’에서 신설된 언론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선생은 ‘4·19혁명 유공자’ 포상을 늘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에 김구 선생 유족이 조화를 보내왔다.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음에도, 부음 기사를 보고 70여년 전의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1949년 6월 존경하는 백범 선생의 초상 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해 고인은 일부러 무거운 대형카메라를 경교장 마당에 가져 가서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 그 사진이 생전 마지막 모습이자 영정 사진이 되었다.

선생은 죽음의 현장을 피하지 않는 기자 정신, 불의와 맞서는 정의감, 사회에 대한 해석과 판단 등 포토저널리즘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사진들을 남겼다. 그는 ‘용기있는 사진기자의 표상’으로 남았다.

6s 이기명 월간 <사진예술> 발행인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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