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30 13:19
수정 : 2006.01.30 16:36
|
백남준씨. 연합
|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가 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타계했다. 향년 74세.
백씨는 이날 저녁 8시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파트에서 부인 구보타 시게코 씨 및 간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백씨의 조카인 하쿠다 겐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백씨 별세 사실을 전하고 "장례식은 수일후 뉴욕 맨해튼 메디슨 애비뉴의 프랭크 켐벨 장례식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쿠다씨는 백씨의 사인에 대해 `자연적 원인(natural causes)'이라고 말했다.
백씨가 운영해온 `백남준 스튜디오'도 이날 밤 인터넷 홈페이지(www.paikstudios.com)를 통해 백씨가 별세했다면서 장례에 대한 정보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불린 백씨는 최근까지도 마지막 비디오 아트를 남기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고 뉴욕의 미술사가 문인희씨가 전했다. 문씨는 "선생님의 마지막 작품이 구상 단계인지, 완성 단계인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씨는 일본 도쿄대학의 미학문학부와 독일 뮌헨의 루드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에서 공부한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활동을 벌였다.
1960년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연습곡'을 발표할 당시 그는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가 넥타이를 자르는 등 관객에 대한 행위를 무대 밖으로까지 넓히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1963년 독일에서 첫 개인전을 열어 비디오 예술의 창시자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은데 이어 1969년 미국에서 샬롯데 무어맨과 공연을 하면서 비디오 아트를 예술 장르로 편입시킨 선구자라는 평을 듣기 시작했다.
이어 1984년에는 파리와 뉴욕을 통신위성으로 연결하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기획, 지휘하기도 했다.
백씨는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의 왼쪽 신경이 마비됐음에도 불구, 독일 비디오조각전(1997), 바젤국제아트페어(스위스 바젤, 1997), 98서울판화미술제(예술의전당 미술관, 1998), 40년 회고전(미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박물관, 2000) 등 왕성한 활동을 계속했다.
이런 활동의 결과 1996년 10월 독일`포쿠스'지가 선정한 '올해의 100대 예술가' 중에 들었고, 1997년 8월에는 독일 경제월간지 `카피탈'이 선정한 '세계의 작가 100인' 가운데 8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예술과 비디오를 접목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로 '98년도 교토상', 한국과 독일의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괴테메달'을 받았고, 2000년엔 금관문화훈장도 받았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뉴욕=연합뉴스)
|
다음은 30일 타계한 백남준 씨 연보다..
▲1932년 7월20일 = 서울 출생. 경기중고 졸업 후 선재덕, 이건우로부터 음악 사사.
▲1949년 = 홍콩 로이덴스쿨 입학.
▲1950년 = 귀국. 한국전쟁 발발. 일본 고베로 피난.
▲1956년 = 일본 도쿄대학 문학부 미학미술사학과 졸업.
▲1958년 =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음악수업. 존 케이지 만남.
▲1959년 = 서독 뒤셀도르프서 첫 퍼포먼스 '존 케이지에게 바치는 경의:녹음기와 피아노를 위한 음악'(갤러리22).
▲1960년 = 독일 쾰른에서 퍼포먼스 '피아노포르테를 위한 연구' 공연(마리 바우어마이스터 아틀리에).
▲1961년 = `플럭서스(Fluxus)' 운동의 창시자 요제프 보이스, 조지 메키어너스 만남.
네오다다음악 발표.
▲1963년 = 독일 부퍼탈의 파르나스 화랑에서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텔레
비전'을 열어 비디오예술의 기원을 열음.
뮤직일렉트로닌TV전
▲1964년 = 미국으로 건너감. 제2회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 참가.
▲1967년 = 무어맨과 오페라 섹스토로니크 공연.
▲1969년 = 뉴욕 하워드 와이즈 화랑에서 열린 `창조적 매체로서의 TV전' 참가.
비디오 신디사이저 개발.
▲1973년 = 비디오테이프 `글로벌그루브' 제작.
▲1977년 = 위성방송 도큐먼트6 제작
▲1978년 = 프랑스 파리미술관에서 `백남준전' 개최. 독일 뒤셀도르프 주립미술
아카데미 교수 임명.
▲1982년 =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첫 회고전. 파리 퐁피두센터에서도 전시회.
▲1984년 = 인공위성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오웰' 전세계 방영. 베니스 비엔
날레 초대.
▲1986년 =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인공위성 프로젝트 `바이바이 키플링'.
▲1988년 = 서울올림픽에서 인공위성쇼 `세계는 하나'.
▲1989년 = 프랑스혁명 200주년 기념전.
▲1991년 = 스위스 취리히 현대미술관 `백남준 회고전'.
▲1992년 = 서울에서 춤의해를 위한 백남준의 퍼포먼스공연.
비디오예술 30년 회고전(갤러리현대, 원화랑, 갤러리미건)
▲1993년 = 베니스 비엔날레 대상(황금사자상) 수상.
▲1995년 = 후쿠오카 아시아문화상 수상.
미국 뉴욕 프랫미술학교 학장 취임 강연.
서울 갤러리 현대에서 `백남준 95' 전시회.
▲1996년 =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의 왼쪽 신경 마비.
제5회 호암상 예술부문 수상.
제1회 '월간미술' 대상 수상.
독일 '포쿠스' 선정 '올해의 100대 예술가'
▲1998년 = 미국 프랫미술대학 명예미술학 박사.
일본 교토상 수상.
▲1999년 = 백남준 설치미술전(양평 바탕골 예술관)
미국 마이애미 예술가상.
대통령자문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석좌교수.
'아트뉴스'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의 작가.
독일경제지 '카피탈' 선정 '세계작가 100인' 가운데 8위.
▲2000년 =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회고전.
금관문화훈장.
▲2001년 = 영국 '그로브음악대사전' 등재
▲2004년 = 투병 후 첫 퍼포먼스 '존 케이지에게 바침'
독일 베를린에서 '글로벌 글로브 2004'
▲2005년 = '베를린에서 DMZ까지'(서울올림픽미술관) 참가
▲2006년 = 경기도 용인에 '백남준 미술관' 착공
조채희 기자 (서울=연합뉴스)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