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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4 05:00 수정 : 2018.08.24 10:38

국민연금 개혁방향 토론회 ‘격론’

국민연금 역할 강화론
70년 뒤 연금 지급액, GDP의 9.4%
OECD 주요국, 노후보장에 10% 지출
‘보험료 인상’ 대신 ‘재정 투입’ 필요

노후보장 다각 대응론
연금 재정 부담 몫, 미래세대에 과중
같은 세대도 연금 불평등 심한 구조
국민 노후, 국민연금에만 의존 한계

“국민연금 기금이 2057년 고갈된다? 재정 안정화, 즉 ‘기금을 고갈시켜서는 안 된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자.”(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

“소득대체율 45%면 노후 보장되고, 40%면 국민연금 재정 안정된다? 쟁점은 그게 아니다.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재정 부담 몫을 어떻게 나눌거냐다.”(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재정추계 그 의미와 과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방향은?’이라는 제목의 토론회 자리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연금 정책자문안에 관여했던 민간위원들이 토론자 또는 청중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정세은 교수는 기금이 2057년 소진될 우려가 있으니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의 허점을 지적했다. 2018년 국민연금 지급액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결과, 70년 뒤인 2088년에는 이 수치가 9.4%로 높아진다. 그런데 201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노후소득보장 지출 규모를 보면, 이탈리아·프랑스·일본 등은 이미 GDP의 10%가 넘는다. 정 교수는 “2088년 지디피의 9.4%는 미래 한국의 고령화 수준에서 보면 충분히 감내할만한 수준”이라며 부족한 재원은 국가 재정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인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적연금연구센터장도 “5년에 한번 재정추계를 할 때마다 ‘기금 고갈 ’이라는 흑마법에 빠진다”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국민연금의 역할을 강화하고 소득대체율을 높여 수급 포괄성을 높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보험료 인상만이 아니라 정부 재정 투입, 월 468만원으로 정해져 있는 소득상한선 인상 등 다양한 대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오건호 운영위원장은 이런 방향의 한계를 짚었다. 현 세대가 지디피의 2.4%를 부담하고 미래세대에게는 9.4%를 감당하라고 하는 것이 과연 공평하냐는 문제의식이다. 세대내 불평등의 문제도 지적했다. “2088년 (보험료만으로 부족한 재정수지인) 지디피의 6.6%를 국가 재정으로 투입할 수도 있다. 그런데 현재 국민연금 지급액을 정하는 산식은 노동시장의 격차를 고스란히 반영하게 되어 있다. 미래 노인 가운데 어떤 사람은 30만원, 어떤 사람은 100만원을 받는 불평등한 구조다.” 국민연금보다는 기초연금 강화가 해법이라고 오 운영위원장은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국민연금 지급보장 의무’를 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장호연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과장은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관련 부처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의 강력한 요구가 있으면 지급보장 규정을 명문화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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